다이어트 은신술

"제발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사라져 버려라."

by 다뜨베이더

나의 헬스 트레이너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저 멀리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어느 나라에서 최근 범국민적인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그 현상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어떤 TV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프로그램의 제목은 '다이어트 은신술'이었다.


첫 회 방송에 출연했던 20대 남성 '모하메드 압델라우에'는 다이어트 전 체중 70킬로그램에서 약 한 달간 80킬로그램의 감량에 성공하여, 결과적으로 완전히 소멸해버렸다. 그 과정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일제히 어리둥절함을 감추지 못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일제히 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양 떼를 떠올렸다.)


며칠 뒤, '모하메드 압델라우에'는 코펜하겐의 한 고급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회견장에는 기자들이 쏟아낸 질문들만 말풍선처럼 허공에 흩어질 뿐, 아무도 그의 대답을 들은 사람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다이어트 은신술'에 출연한 도전자들이 잇달아 본래 체중 이상의 감량에 성공하여 그 자취를 감춰버리자, 방송에 대한 조작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게 되었다. (나의 헬스 트레이너도 당연히 조작이라고 믿는 눈치였다.)


특히, 제 6회 도전자로 출연했던 '디테 아른트 요르겐센'편에서 조작 의혹에 관한 논란은 최고조에 달했다. '디테 아른트 요르겐센'은 본래 체중 50킬로그램에서 양고기만 먹는 방법으로 55킬로그램 감량에 성공하여 보란 듯이 소멸된 최초의 여성 출연자였다. 그런데 스톡홀름의 맥도널드에서 그녀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쏟아진 것이다. 그녀는 요요현상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런 여러 가지 의혹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 은신술'은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서울,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광주, 대구, 대전에 살고 있는 2000가구를 대상으로 패널을 구성하여 시청률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92.8%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정확히 이틀 뒤에 엄청난 사건이 터지게 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 '다이어트 은신술'에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었다.

대통령이 방송 출연 의사를 밝히자, 그 나라의 국민들은 크게 술렁이게 되었다. 대통령의 다이어트에 대한 한 여론 조사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제발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사라져 버려라."라는 대답이 공교롭게도 전체의 92.8%를 차지했다고 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어디쯤, 석양이 내려앉은 언덕 위에서 대통령은 보란 듯이 체중감량에 성공하였다. 본래 몸무게보다 더 많은 체중을 감량했기 때문에 그는 소멸했고, 그 자리엔 석양만이 남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 그 나라 사람들은 석양을 보고 대통령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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