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는 퇴사퇴사해~ 응~ 좋아~ 응 불안해~
퇴!사!를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교육시장에서 Exit!(?)
이런 외침 혹은 독자를 상정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글의 형태는 처음이네요.
2015년 11월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서울 사교육시장에 2년4개월간 발을 담궜었습니다.
교대역 인근의 오르비 독학재수학원의 부원장으로 1년,
대치동 시대인재 학원에서 멋찐 영어선생님 밑에서 영어 컨텐츠 담당자로 1년 4개월.
고등학교 시절, 어쩌다가 읽게된 '서영웅' 작가의 '굿모닝! 티쳐'라는 만화를 계기로 선생님을 꿈꾸게 되어서, 대전 한남대 영어교육과에 입학. 국어교육까지 복수전공하고, 그 외 많은 다양한 활동도 했습니다.
선생 될 이가 왠 다양한 활동인가싶었지만, 저는 먼저 선. 살 생.이라는 글자를 직업으로 삼은 이는 먼저 산 사람답게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어야, 정말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고 스스로 생각했거든요.
뭐, 학생들이 '선생님 저는 DJ가 되고싶어요!'라고 했을때 제가 '그래? 그럼 우선 시험부터 잘보자!'라고 대답하기보다는 'DJ가 되려면 우선 음악을 많이들으면서 digging을 해!! 그리고 좋아하는 DJ들부터 찾아봐!' 라고 대답을 하고싶었거든요. 뭐든 경험이 있어야 지식이 지혜로 바뀌고, 더 멋진 단어들과 함께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니까요.
그런데 이게 참 재미있는게, TEDxDaejeon, 묵독, MICE 아카데미 등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다보니 본말전도라고 해야하나. 선생 그 자체보다, 이 활동 자체들이 너무 재미있어졌습니다. 정말이지, 커뮤니티를 이루며 팀원들과 소통하고 협업하고 으쌰으쌰하는게 그렇게 즐거울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이 사람들간 대화/커뮤니케션/소통하는데 가장 많이 쓰는 수단인 '언어'라는 것 자체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 언어라는 매력적인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았긴했죠.
여튼 이런 상황 속에서, 당장 선생님이 되기보다는, 그러니까 임용고시를 보기보다는 내가 원하는공부를 더 해보자해서. 급하게 대학원을 준비해서 한국외대 언어인지과학과 석사과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부터, 독립의 개념으로 생계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학원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할줄 아는게 티칭이었고, 티칭도 여전히 중대관심사 중 하나였으니까요. 사교육을 경험한 공교육 선생님이라니. 정말 멋질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시작한 것도 있습니다.
뭐.... 사실 더 쓰다가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대강 끊으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여튼 저래서 저러던 중, 일하던 학원을 옮기고, 대학원 공부에 대한 흥미는 떨어지고,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언어에 대한 흥미, 언어학에 대한 흥미는 언제나 최상급이지만, 이것보다 요즘에는 디자인.브랜드.스타트업씬에 대한 흥미가 최최최최상급으로 일어서 공부를 조금 놓았습니다. 지금은 다른 공부를 하고 있죠.
그래서 논문내고 졸업한게 아니라, 수료로 끝이났죠. 여유가 될 때 꼭 멋진 논문을 쓰고싶습니다.(모든 과정생의 소망)
그리고 옮긴 학원에서, 디자인에 대한 흥미를 결합시켜서 제 직책을 '편집 디자이너'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사수 없이 혼자 큰셈이라(물론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있지만요! 대표적으로 철용님짱짱맨) 제가 하는 방식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여튼 일러스트레이터와 인디자인, 그리고 어도비 어크로뱃을 통해 이래저래 많은 내신대비교재를 찍어내게되었습니다. 아, 진짜 대치동에 있는 내신교재중에 제일 예쁠거야 아마.
여튼 그러다가, 이 디자인에 대한 흥미와 함께 스타트업씬에대한 흥미가 최최최최최최최최상급으로 폭발하게 되어서, '아 난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난 커뮤니티를 이루며 팀원들과 소통하면서 너무 멋진일을 너무 멋지게 해내고싶어'라는 생각과 함께 이곳저곳 이력서를 내보게 되었고, 유일하게 한 곳에서 면접을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사실 저는 거기에 가기에는 여러모로 이력, 경력, 자질이 부족한 상태라 면접 본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튼, 거기에서 이뤄진 한 시간동안의 면접이, 저 자신의 위치. 현 주소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된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시간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너무 감사한 시간입니다.
아무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부딪히며 사는 일을 해야겠다. 커뮤니티를 이루고싶고, 멋진 사람들과 함께하고싶다, 아 물론 나도 멋진 사람이 되려고 엄청 노력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들을요.
그리고 현재 일하고 있는게 마음에 들긴하지만 내 영혼이 나침반이 가르키는 일은 아니야.라는 생각도 확신하게 되면서, 과감하게 대책없이(있이..?)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언어학에 대한 흥미나 창업 일련의 것들에 대한 흥미나 디자인에 대한 흥미나 브랜드에 대한 흥미나 모두 기저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삶에 있어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어떠한 기치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위 모든 과정들로, 사람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자꾸만 이 대답인건가? 아니야 이 대답인건가!!? 아니야 저 대답인거 같은데?? 하는 것 같아요.
여튼 이래저래, 언어학 학도로서의 길도 어느정도 마무리 되었고, 사교육을 거친 선생의 길도 어느정도 마무리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제 본질을 가다듬으며, 나는 누구인지 생각하며, 내가 원하는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리고 열심히, 스스로를 준비하며, 새로운 곳으로 가보려구요.
이력서를 준비하는게 아니라, 제 자신을 준비하고, 그 기록과 실제를 발송해야 그 새로운곳에서도 저른 반갑게 맞이하겠죠. 새로운 길을 걸을 생각을 하니 두근두근 합니다. 길을 세개째 걸으려하니, 제가 좋아하는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두 개의 길'이라는 시도 도움이 안되는군요. 허허허. 이쯤해서 다른 시상으로 갈아타야하나. 허헣
사교육시장에서 머물며 들었던 많은 생각들은 천천히 글로 써보려고합니다.(항상 글로 쓴다고만 이야기하는듯ㅎㅎ)
여튼, 퇴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