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완벽한 점심

일상에세이 50편

by forcalmness

아침에 가볍게 점심거리를 챙긴다. 한 통에 그릭요거트와 프렙해둔 단호박에그샐러드 세 스푼씩, 과일과 그래놀라 한줌씩을 차례로 담는다. 가득 담긴 한 통과 앙증맞은 플라스틱 숟가락 하나 가방에 넣으면 완벽한 점심준비를 마친 것이다.



요즘 내 점심은 그렇게 준비된 그릭요거트그래놀라다. 이렇게 속 편하고 든든한 식사가 있는 줄 진작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배 가스소리로 민망해하는 일들은 없었을텐데. 배에 가스가 잘 차는 편이다. 유독 배부르게 먹은 날이면 예외없이 배에서 꾸르륵 가스소리가 났다. 조절할 수 없는 소리. 그럴 때마다 뭐가 문제일까 눈만 굴렸던 것 같다.



그릭요거트그래놀라를 점심으로 챙겨 먹은지 이주 째, 신기하게 한번도 배에서 가스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동안 약해진 소화력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점심끼니를 소화시키느라 과부하가 왔었나 보다. 이제 장이 편안하다고 아무 소리도 들려주지 않는 걸 보면. 그릭요거트그래놀라가 질리지 않는 것도 신기하다. 주말에 일주일 치 정도의 샐러드 프렙을 만드는 게 조금 번거롭긴 한데, 할 만하다. 점심값도 꽤 많이 절약되고. 자연히 혼점을 하면서 점심시간을 자유롭게 보낼 수도 있고. 속도 꾸르륵 소리 없이 편안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사람들은 내가 준비해온 한 통짜리 그릭요거트그래놀라를 보며 그게 끼니가 되느냐고 묻는다. 모르는 소리. 냉동식재료 가득한 구내식당보단 포만감도 영양가도 높다고 자신할 수 있다. 구내식당 먹고 오후에 간식 열심히 먹는 것보다야. 배고프면 반숙란 하나 더 얹어주면 보충이 된다.



고구마당근계란샐러드와 단호박계란샐러드를 해봤으니 아마 다음엔 감자계란샐러드 차례가 될 듯하다. 그래놀라 종류가 다양하던데 하나씩 다른 제품과 맛을 골라먹는 재미도 얹고. 과일도 다양하게 돌려가며 넣어볼 생각이다. 그 자체로는 단맛이 덜한 싱거운 과일도 쉐킷쉐킷 다 섞어서 먹으면 상콤한 과육이 가끔씩 씹히는 게 맛있게 느껴진다. 한 통 안에 다 담는 오밀조밀 간편한 식사가 내겐 완벽한 점심이 되었다. 이렇게 하나씩 내게 맞는 식단을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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