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 그래>, 양희은 에세이

책리뷰 2편

by forcalmness

잘 나이먹는 것에 대해 요즘 자주 생각합니다. 어느 책에서 주워들었는데 마흔이라는 나이가 지나온 삶과 앞으로의 삶을 조망하면서 마음이 널뛰기를 한다더군요. 널뛰기하는 마음을 조금씩 다잡는 책으로 선택했습니다. 인생을 무겁게 살고 싶지 않고, 가볍게 하루하루를 산뜻하게 보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그러라그래"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고요:) 삶의 많은 부분을 통제할 수 없다면, 통제할 수 없는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수긍하고 감싸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할 법한 말같지 않나요? "그러라 그래"하고요:)



사실 양희은이라는 사람에 대한 제 생각은 가수로서 아침이슬을 불러 유명하다는 것, 목소리가 조용필처럼 나이들어도 꾀꼬리 같구나 같은 개인적인 생각 정도이지만, 전에 좋아했던 티비 프로그램 중에 <잘먹고 잘사는 법>이라는 프로에서 직접 음식을 해먹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제게는 더 인상깊이 남아있습니다. 에세이에서도, 직접 음식을 해먹는 습관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워킹맘으로서 반찬가게를 일주일에 한번 가면서도, 주말엔 국 한가지는 직접 만들어서 반찬가게 반찬과 콜라보(?) 하는 걸 좋아합니다. 내가 먹고픈 음식 한가지씩은 직접 마련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앞으로도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가짓수가 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울푸드까지는 아니어도 속이 편안해지는 된장국 하나 정도는 스스로를 위해서 계속 만들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생각나는 에세이 에피소드가 한가지 있습니다. 잘 들어본 적은 없지만 라디오 여성시대에서 양희은씨가 오래 진행을 하면서 수많은 사연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이렇게 라디오에서 사연을 읽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차마 읽기 힘든 수많은 고된 사연에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는데'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깨달음이 왔답니다. 사연을 보낸 사람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수는 없지만, 그 사연을 라디오 청취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그처럼 고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어떤 위안을 줄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서로 연결되어 공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구나 하고요.



인간관계에서 대화의 즐거움을 느낄 때도 있고, 가끔은 다 부질없다는 생각도 하면서 지냅니다. 그 적정한 거리와 선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게 아직도 쉽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양희은씨가 라디오 사연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처럼, 사람들과 어느정도 연결고리를 만들고 지내는 게 스스로를 위한 위로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까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고됨과 즐거움을 나누고, 본인도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일부를 나누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양희은 에세이 <그러라그래> 책 표지에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어떻게 인생이 쉽기만 할까? 그저 좋아하는 걸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나답게 살면 그만이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는 시간을 조금 더 늘리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대화하면서 고됨과 즐거움을 나누며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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