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10편
살면서 자신의 인생에 전환점이 언제였는지 생각해보는 때가 누구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 경우엔 아파본 경험이었다. 전 지금도 아파본 사람만이 얻는 삶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다고 믿는 편이다. 이번에 든 책,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도 소리없이 다가온 4기암을 겪은 작가의 이야기이다.
읽고픈 책을 고를 때, 책 목차에서 끌리는 구절을 발견하는 걸 즐긴다. '선택지는 항상 존재한다'는 목차의 구절이 쿵하고 다가왔다. 아주 작은 틈새라도 주체적인 선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황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순간에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양하지 않은가. 묵묵하게 끄덕이기, 분노하면서 반항하기, 생각을 정리하면서 주변사람들 의견묻기. 혼자 골몰하기 등. 그 반응도 각자의 '선택'이 아닐까 어렴풋이 생각해온 것 같다. 그걸 명확히 짚은 이 작가의 글을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렇게 명료한 말들로 자신에게 암이 온 걸 알아차린 순간과 자신이 거쳐온 반응의 순간들을 적당한 크기와 순서들로 정리하듯 옮겨둘 수 있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고유하고 유머있는 이름들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순간들에선 피식댈 수 있는 게 좋았다 .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자신의 암소식을 알린 소수정예단을 15명의 불사조 기사단을 결성한 듯한 느낌이었다는 말을 하고, 만난 암환우를 다스베이더와 빨간망토차차라고 부르며 그들을 즐겁게 기억한다.
읽으면서 내내 떠오르는 질문은 왜 책의 제목이 '그렇게 다시 삶을 선택했다'일까였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엔 그 이유가 이렇게 정리됐다. 삶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완주'하는 것이고, 이기고 지는 '경기장에서 자신만의 출구를 찾아 뚜벅뚜벅 걸어나오는' 길로 자신의 삶을 재설정한 이야기여서라고.
그 경기장에서 스스로 걸어나오는 힘이 내면의 꾸준함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스스로에게 유의미한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찾아내고, 자신에게 유의미한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을 잡고 걸어나올 수 있다. 자신만의 고유한 서사를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 꾸준히 살다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하며 안녕하는 장례식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