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친구 때문에 울 때>, 윤지영

책리뷰 18편

by forcalmness

올해 초에 아이가 어린이집 새로운 반에 적응할 때 처음으로 어려웠던 경험을 했습니다. 그동안은 잘가던 어린이집인데 아침에 바지가랑이를 잡고 우는 아이가 그땐 당황스럽기만 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새로운 친구들과의 사이가 낯설고 적응이 쉽지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어린이집 앞에서 같은 반 아이 엄마가 담임선생님과 아이 친구관계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학기 초에만 아이가 친구관계로 힘겨워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 속으로 조금 놀라면서 학기초 우리 아이의 힘듦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아이 친구관계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조언해줄 수 있을까 고민을 갖던 차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아이가 친구 때문에 울 때>란 책입니다.



이 책은 아이의 사회성에 대해 어떻게 부모가 아이 생각을 길러주고 행동을 조언해야 하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책이었다. 그러면서 결국엔 어른들의 사회성까지 아울러 이어지는 얘기여서 스스로의 사회생활 관계까지 생각해보게 했다. 사회성에 대한 이 책의 정의가 참 마음에 들었다. '내가 원하는 관계를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힘이 사회성'이고, '그 토대는 유연성'이라고. '유연성은 입장을 오갈 수 있는 여유를 가진 마음의 힘'이라고. 그동안 사회관계를 너무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관계로 이해해 온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과 맞는 친구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아이에게 큰 그림을 그리는 마음을 알려줘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은 내게 부모가 아이 친구관계 갈등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부모가 친구관계를 어디까지 지원해줘야 하는지(만날 기회 만들어주는 등) 같은 고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아이가 스스로 갈등을 헤쳐나가는 경험을 쌓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게 큰틀이다. 그렇다면 섣불리 처음부터 개입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아이가 스스로 맞서는 경험을 빼앗는 결과일 수도 있고, 그 이면에는 부모의 불안 해소가 더 큰 이유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먼저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한다. 아이가 그 갈등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어하는지, 아이가 어디까지는 친구의 행동이 허용된다고 생각하는지 어디서부터는 불편하고 싫어 허용할 수 없는 선인지 아이의 바운더리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왜냐하면 아이가 친구를 만들어가는 것이지 부모의 친구를 선택하는 게 아니므로 주체가 아이라는 생각이 꼭 부모에게 심어져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아이가 생각하는 갈등해결방식으로 직접 부딪쳐보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몇번 아이가 스스로 노력해보았는데도 그래도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땐 부모의 도움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시기를 짚어주었다. 아이에겐 부모가 자신과 함께 고민하고, 직접 부딪쳐보고 안될 때 부모가 도와준다는 전체적인 과정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그 과정을 경험한 아이는 스스로 방식을 선택하는 경험도 하고, 관계갈등에서 도움을 구하는 게 필요하다는 걸 체험한다. 그 과정의 대화에서 '아이를 다그치지 않고' 아이의 성향에 맞는 대응방식을 찾아갈 수 있게 돕는다는 말이 와닿았다.



꼭 지켜야하는 보편적인 규범은 단호하게 규칙을 짚어줘야 하지만 사람마다 또 가정마다 생각하는 바운더리가 다르다는 게 또다른 핵심으로 다가왔다. 이곳까진 괜찮은데 '여기부턴 불편하고 곤란하다는 스스로의 바운터리를 미리 말할 줄 아는 것', 그걸 존중해서 서로 믿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관계를 만드는 사람으로 아이가 자랄 수 있도록. 나부터 그 경계를 명확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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