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21편
추석연휴 즐거이 보내고 일상 복귀 잘하셨나요?
추석연휴가 길어서 꽤나 다양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D 그중에 개인적으로 미리 생각했던 건 에세이 두권을 읽는 거였어요. 추석연휴에 읽어야지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산뜻한 기대감에 즐거웠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연휴가 지났다니. 그래도 마음먹은 두권을 읽었다는 게 기분 좋아요. 그중 한권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해요:)
도서관 책장에서 무계획으로 책에 다가간 일이 참 오랜만이었다. 미리 읽고픈 책을 예약해두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어느덧 책을 접하고 있었다. 수필 서가를 서성이다 추석 이동 차안에서 손에 쥐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 창비 출판사에서 가볍게 손에 쥘 수 있는 형태로 에세이 시리즈를 출간하는 듯했다. 속으로 이 시리즈를 읽어가리 찜콩하며 안미옥 에세이, <조금 더 사랑하는 쪽으로>란 책을 집어들었다.
책표지가 참 따뜻했다. 원색계열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자꾸 표지를 보고 싶은 책이었다. 계속 들여다 보고 싶어지니 책을 고르는 내 눈을 자연스레 통과할 수밖에. 이 책을 관통하는 메세지가 참 애틋하다. 이해하려는 마음을 지니고 살고 싶다는 것, 이해하려는 마음은 조금 더 자신과 주변을 사랑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생각하는 것. 나도 그저 이해하려 노력하는 일 자체가 버거워 놓아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다. 이해하려 하지말고 그냥 수용하라는 말을 체념으로 이해하고 포기하려 해보기도 했다. 헌데 지금은 그 시간들을 다 거치고서,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는 놓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하며 살고 있다. 그 시도 자체가 내 삶을 사랑하는 적절한 방식이라고 믿고 있다.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때, 조금 더 자신이 환해진다고 느끼기에.
이 책에 '시간을 함께 쓰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 표현에서 한참 시선이 머물렀다. 누구와 시간을 함께 쓰고 있는가. 배우자와 아이, 그 두명과 시간을 함께 쓰고 있다. 사용한다는 의미도 있고, 써내려간다는 의미도 있다. 또 이 책에 '재미'에 대한 무릎을 치게 하는 말이 나온다. '재미는 꼭 즐겁고 유쾌하다는 뜻만은 아닌 것 같다. 인식과 감정이 확장되는 경험을 할 때 재미있다고 말하게 된다.' 난 배우자와 아이, 그 두사람과 셋이서 재미있는 시간을 함께 쓰고 있나. 마음이 환하게 넓어지는 기쁨의 순간들을 함께 하고 있나. 두눈을 감고 재밌었던 추석 연휴의 순간순간들을 떠올려본다. 그렇게 연휴를 고요히 갈무리하고 싶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