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름에게>, 최지은 에세이

책리뷰 22편

by forcalmness

추석연휴에 <조금 더 사랑하는 쪽으로>와 <우리의 여름에게>란 책을 야금야금 읽었습니다:) 창비가 에세이 책을 잘 만드는것 같아요ㅎㅎ 연말까지 이 창비 에세이 시리즈에 수록된 다른 에세이책을 더 읽어볼 생각이에요:) 그만큼 좋았던 책, 최지은 에세이 <우리의 여름에게>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책에 잠겨있는 시간을 사랑한다. 에세이는 특히 헤어나올 수 없다. 에세이는 일종의 한사람의 한 인생시절에 대한 고백인데 가슴이 먹먹해지는 책을 만날 땐 더 그렇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뒤로 한 여름이 아쉬웠는지 여름의 청량한 책표지를 보고 우연히 손에 쥐었던 책, <우리의 여름에게>. 첫 이야기였던 할머니의 오이지 이야기를 읽다가 책을 덮었다. 단숨에 읽어내기엔 숨이 차서. 가슴이 먹먹해져서 숨을 고르고 싶어서. 너무 슬퍼지기만 하면 안되겠어서 그 옆에 따뜻해보이는 <조금 더 사랑하는 쪽으로>란 에세이도 같이 집어들었다. 붉은색 표지, 하늘색 표지의 색감 대비, 따뜻함과 서늘함을 적절히 균형 잡아서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추석 차량 이동하는 중간중간 쉬엄쉬엄 <우리의 여름에게>를 읽어내려갔다. 사랑하는 손녀를 위해 더 아삭한 오이지를 만드려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할머니를 마주했던 어린 소녀의 마음. 소녀가 어른이 되어서 되짚어 보는 할머니의 사랑과 자신의 마음. 상처도 사랑의 일부임을 이해하는 깊어지고 커버린 마음을 마주한 난 이 작가의 용기에 자꾸 애꿎은 내손을 맞잡고 있었다.


내 이야기를 글로 쓰며 점점 느끼는 건 자신과 이야기를 어느정도 분리해서 적절한 거리로 쓰는 것도 어렵거니와 그 거리를 확보하면서 써내려가는 용기를 내는 게 쉽지 않다는 것. <우리의 여름에게>를 읽는 내내 작가의 용기에 두손을 꼭 잡아주고 싶었다. 자신의 내면으로 얼마나 깊숙이 내려가고 또 내려갔나 싶어서. '그 용기가 결국 자신을 지킨다'는 말을 손수 실천한 사람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나를 쉬게 하는 기억들'. 어쩌면 이 책은 작가가 떠올리는 스스로를 쉬게 하는 기억들일지 모르겠다. 상처, 아픔, 슬픔 사이에서 사랑을 집어올리는 건 누구나 비슷하지 않을까. '편안함을 주는 기쁨은 아주 작고 가볍고 흩어져 있다.' 그 흩어져버리는 순간들을 부지런히 모으고 싶은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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