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과 삭신

일상에세이 27편

by forcalmness

며칠째 왼쪽 골반이 아프다. 내 몸에서 가장 약한 부위. 걸을 때도 뼈마디 사이가 삐걱대는 느낌. 양쪽 균형이 안맞는 느낌. 왼쪽이 살짝 내려 앉은 듯한 들뜬 기분. 이정도까지 아픈 적은 없었는데. 7년전 자궁외임신으로 왼쪽 난소 부위를 수술했을 때부터 배 왼쪽이 내몸에서 가장 약한 곳이 되었다. 5년전 아이를 출산했을 때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이 얘기하셨다. 그 수술부위가 유착이 심했다고. 그동안 많이 아프셨겠다고. 사실 그렇게 아프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왼쪽 아랫배 부위가 자주 당겼을 뿐. 그런데 이번에 왼쪽 골반이 아팠을 땐 그 유착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혹시 유착이 더 심해져서 뼈가 녹는 거 아닌가 하고.


병원을 쇼핑가듯 가라고 하던데 아직도 병원은 잘 가고싶지 않다. 스스로가 아프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도 사실 싫고 한번으로 끝나지 않아 또 약속을 잡고 방문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된다. 최대한 내가 해볼 수 있는 걸 해보다가도 호전이 되지 않을 때라야 병원에 간다. 이번엔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보다 꽤 오래 가는데. 생각하다 그동안 했던 스피닝 운동, 계단운동을 중단한 게 영향이 크지 않나 싶었다. 요즘 자리에 오래도 앉아있었고.


자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곤히 자는 신랑 옆 침대에 누운 채로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대학교 때 배운 요가, 문화센터에서 몇달 수강한 요가의 수련스킬을 떠올리면서. 사실 내 몸의 근육, 뼈마디를 그저 느끼면서. 어떻게 하면 아픈 부위를 적절히 풀어줄 수 있을지에 집중하면서. 오른쪽과는 다른 왼쪽의 틀어진 느낌을 최대한 잘 살펴가면서. 살면서 그리 오랜시간 스트레칭을 한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없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 몸을 쉬어줄 시간을 제대로 주지 못했구나 싶어서 미안했다.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강화와 이완을 해주어야 했는데 너무 방치했나 반성했다.


조금씩 스트레칭을 할수록 아주 조금씩이지만 균형이 다시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한 70~80% 오른쪽과 비교해서 평상시보다 한 20%정도 틀어진 느낌인데. 오랜시간 공틀여 스트레칭을 하니 뼈마디의 삐걱임, 틀어진 상태가 조금씩 돌아오는 듯했다. 아직도 10%정도는 오른쪽에 비해 느낌이 떠있지만 스트레칭이 효과가 있어 다행이다 싶고, 뼈가 녹은 건 아니구나 싶어 안심했다.


좋아하는 김영민 작가의 책, <가벼운 고백>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나이가 들면 내몸이 팔다리가 겨우 붙어있는 로보트 같이 느껴진다고. 삭신이 쑤신다의 삭신이 바로 그 로보트 같은 내몸의 근육과 뼈마디를 의미한다는 걸. 정말 내 뼈마디 상태를 매일 체크하며 살아야 하는 때가 왔구나 실감했다. 지금 왼쪽 골반이 신호를 보낸다. 몸을 잘 간수하며 살아보라고. 공들어 스트레칭을 해야겠다. 내 뼈마디가 잘 있는지 매일밤 확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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