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요가의 시작

일상에세이 31편

by forcalmness

새해가 되면 올 한해 계획을 넌지시 묻는 게 새해 인사처럼 느껴진다. 매일매일을 새롭게 살라는 일신우일신은 어려워도 새해 1월은 일상의 어떤 변화를 시도해보기에 참 좋은 시기인 건 분명한 것 같다.



올해는 스스로에게 어떤 작은 변화를 틔워볼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을 가져보는 것만으로도 1월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시도한 첫 변화는 점심요가의 시작. 재작년에 처음 시작해본 스피닝운동은 내게 꽤 잘 맞는 운동이었다. 지속하고 싶었는데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라 짧은 점심시간 동안 씻는 것까지 하고 업무복귀를 하기엔 여러모로 신경쓸 일이 많았다. 점심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운동반 자체가 별로 없어서 고민했는데, 다행히 점심시간에 연 점심요가반을 발견했다.



평소 슬로우모션에 추진력이 약한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바로 수강신청을 해버렸다. 삶은 역시 타이밍. 내가 수강신청한 뒤, 바로 마감되는 걸 확인했다. 수강신청 바로 다음날부터 직장에서 10분을 걸어 요가를 하러 갔다. 대학때 1학점짜리 요가수업을 들어본 이래, 처음 요가를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새로운 동작들을 해보는 즐거움이 컸다. 점심시간대 직장인 대상 요가라 마냥 가볍지도 힘들지도 않은 중간 강도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플랭크 자세는 들어만 봤지 처음 해봤는데 20초, 40초,50초 시간을 조금씩 늘려서 버티는 시간이 주는 쾌감에 미묘하게 웃음이 났다. 약 40분 요가운동에도 허리가 약간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에 골반 균형이 하루 요가를 하고 온 뒤로 조금 더 맞춰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놀라웠다.



운동효과가 바로 잘 반영되는 몸인가 스스로를 참 신기하게 느끼며 첫 점심요가를 마쳤다. 일주일에 두번, 점심시간 슬렁슬렁 10분을 산책하듯 걸어가면 나올 점심요가 장소가 내게 휴식의 파라다이스가 될 수 있을까. 복식호흡이 사실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라도, 눈을 지그시 감고 내몸의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 속에 짧지만 영원한 순간이 있다고 믿는다. 그 순간들을 비축하다보면 내몸에 순수한 사리가 모일지도 모른다고 피식거리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새해 내 몸 어딘가 순수한 사리가 점심요가로 그 싹이 틔워질지 지켜봐야겠다. 시작했으니 천천히 나무늘보처럼 계속 움직여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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