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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곤쌤 Jun 15. 2024

어떻게 전문성을 기를 것인가




강의에 필요한 전문성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가르치고 변화시킨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아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아무리 정보가 많더라도 피교육자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강의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강사의 전문성이라고 한다면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전문 지식과 강의 전달력. 어떻게 하면 강사로서의 2가지 전문성을 기를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지식

관련 대학원을 다니거나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유튜브를 찾아보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겠죠. 관련 뉴스나 커뮤니티를 찾아서 정보와 관계를 쌓아가는 것 또한 당연히 해야 할 일일 겁니다. 그렇게 학생 때로 돌아가서 열정으로 배움을 정진하는 일도 큰 의미가 있겠지만 이렇게만 해서는 아무리 해도 자신의 강의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강사가 되기 위해서 꼭 해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늘 말씀하셨다던 공자의 말씀을 기억하시나요.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배우고 때에 맞게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배움(학)만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때에 맞는 익힘(시습) 또한 즐거움으로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머리로 배우는 '학'이 아닌 몸으로 익히는 '습'을 말하는 것이죠. 강사에게도 몸으로 익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배운 것을 직접 전달해 보는 과정이죠.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지식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 될 겁니다. 



동양의 공자뿐만 아니라 서양의 유대인들도 이런 익힘을 강조합니다. '하브루타'라는 유대인의 학습법이 있습니다. 배운 것을 말로 설명하면서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교육법이죠. 그들의 도서관은 조용하게 배우지만 않습니다. 앞사람에게 배운 것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점검하죠. 강사에게 더더욱 필요한 것이 이러한 몸으로 익히는 방법입니다.



내가 마이크를 잡지 않고 강단 위에 서지 않고라도 친구, 동료, 가족들에게 배운 것을 공유하는 것이 지식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겁니다. 






2. 강의 전달력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하면 자연스럽게 지식이 쌓여가겠지만 놓쳐서는 안 될 전문성이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전달하는 능력이죠. 내가 아는 지식을 내뱉으면서 설명만 해서는 좋은 강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강생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흔히 말하는 '재미없는 전공과목'을 전하는 교수님과 같은 교육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수강생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학생이고 수강생이던 시절이 있습니다. 다만 너무 까막 득한 과거일 수도 있고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학습을 해본 경험이 있을 수도 있죠. 수강생을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수강생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그것도 전혀 모르는 분야에서 말이죠. 자신이 되고 싶고 익숙한 분야가 아닌 강사에게 필요한 디자인 역량이나 글쓰기, 마케팅이나 스피치에 대한 수업을 들어보며 수강생이 되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지식의 저주'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내가 아는 상식(혹은 지식)을 상대방이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제가 컴퓨터 전공을 하던 대학교 1학년 시절, 졸업한 선배님이 와서 이렇게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선배님: 나중에 취업할 때 앞단을 할 건지, 뒷단을 할 건지 잘 정해야 앞으로가 편하다.

그래서 제가 선배님에게 되물었습니다.

나: "앞단이랑 뒷단이 뭡니까?"

그러자 선배님은 "아~ 프런트랑 백엔드..."

저는 결국 무슨 말인지 모르는 조언을 30분가량 들었습니다. 수강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반대로 너무 친절하게 다 설명해도 전달력이 떨어집니다. 상대방이 알고 있는 내용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이해력이 부족한 상황이죠. 예를 들어 동기부여를 하는 강사님들이 자주 쓰는 예시가 있습니다. '코이의 법칙'이죠.



"여러분!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이 물고기는 자라는 환경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죠. 작은 어항에서 키우면 5~8cm 정도 자라지만, 연못에서 키우면 15~25c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강물에서 키우면 1m가 넘게 자라는 물고기가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주변 환경을 키워서 멋진 코이처럼 성장합시다!"라는 이야기죠.



어떤 분은 이 이야기를 처음 본 분도 계시겠지만 대부분의 독자분들은 한 번씩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특정 강사님들은 자신만 이 이야기를 알고 있는 것처럼 전달을 하시죠. 그런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무시받는 기분이 들게 되는 것이 수강생의 입장입니다. 그렇기에 수강생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강의 전달력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이 아실 만한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코이라는 물고기에 대한 이야긴데요. 혹시 여러 번 이야기를 들으신 분이라면 다시 한번 리마인드 하시는 기회가 되시면 좋겠고, 처음 들으시는 분이라면 흥미로울 이야기가 될 겁니다"라는 태도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전달력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전달력은 상대에 대한 이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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