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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곤쌤 Jun 16. 2024

모르는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

강의를 시작하는 강사들에게



초보 강사뿐만 아니라 모든 강사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오는 질문은 비슷하기에 답변이 더 쉬워지는 부분이 있죠. 많은 선배 강사들이 각자만의 '질문 대처 방법'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 내용들을 정리해 보고 제가 경험한 인상 깊은 방법 하나를 공유해드려 보겠습니다.






1. 확실한 전문성과 경험

가장 중요하고 당연한 것을 먼저 언급하자면 모든 질문에 정확한 답변이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겁니다. 전문가라면 응당 그래야 하지만 전문성이 뛰어나더라도 질문을 받은 경험이 적으면 적절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대응과 준비로 완벽한 답변하기를 목표로 훈련합시다.



2. 질문 돌리기

"혹시 그 질문에 질문자 분은 어떻게 생각해 보셨을까요?"

와 질문자에게 질문을 돌리는 겁니다. 아무 때나 사용해서는 안되고 질문이 추상적인 경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추상적인 질문에 추상적인 답변으로 받는 것은 오히려 적절한 답변을 주기에 쉽지 않습니다. 명확한 질문에서 명확한 답변이 나오기 때문에 질문을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죠. 이미 질문자가 고민했던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질문자의 의도를 조심스럽게 파악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 질문에 뭐라고 답변하시는 게 좋을까요?"

질문에 명확하지만 답변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대중에게 돌리는 형식을 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강의에 도움을 주실 분(혹은 입이 근질근질하신 분)은 강의에서 한 두 명씩 계시곤 합니다. 그들에게 질문을 돌리는 거죠. 다만 굳이 내가 답을 알고 있다는 스탠스나 답을 모르는 듯한 뉘앙스를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집단 지성으로 질문의 답을 찾아보자" 정도의 포지션이면 적당하게 답변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침묵이 흐르더라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사람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생각이 나면 바로 답변에 들어가시면 되겠습니다.



3. 개인적으로 알려주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시간 관계상 질문의 내용이 조금 빗나가는 것 같으면 끝나고 개인적으로 답변해 주는 방법입니다. 주제와 관련된 질문이라면 이미 준비되어 있을 상황을 가정해 보면 주제와 거리가 있는 질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럴 때는 과감하게 스킵하셔도 괜찮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질문자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봐야 알 것 같습니다. 끝나고 따로 답변드리겠습니다"

모두가 알아도 되지 않을 질문인데 답변이 어렵다면 이 방법을 사용하면 효과적입니다. 질문자에게는 1:1 맞춤으로 진행하며 만족도를 높일 수도 있고 대중에게는 강사의 열정을 보여줄 수도 있으며 강사는 어려울 질문을 유연하게 넘길 수 있는 방법이 되죠. 혹시나 시간이 제한된다면 질문자의 연락처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



4. 자료 제공

"그 질문에 대해서 만든 자료가 있어서 끝나고 공유드리겠습니다"

자료를 이용하거나 끝나고 자료를 제작해서 제공해 준다면 답변의 어려움은 해소하면서 수강하는 분들에게는 강의 외 보너스를 받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는 자료를 제공해 준다고 하고 링크만 보내는 식의 대응은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도 있겠죠.



"제가 지금은 헷갈려서 그런데 끝나고 공유드리겠습니다"

제가 감동했던 답변이었습니다. 어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취준생 시절 영어강의를 들을 때 당시 영어강사는 3개월 차 신입 강사였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그는 30분짜리 '나만을 위한 강의영상'을 찍어서 올려주었습니다. 그의 영상의 멘트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진곤 님, 제가 아까 답변을 못 드리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헷갈려서 찾아보니까~" 

지식이 없고 답변을 못한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얼마나 학생을 위하는가'가 좋은 답변을 결정하겠죠. 누군가는 이 답변에 전문성이 떨어져 보인다고 프로답지 못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지금까지 만난 강사 중에 가장 사람답다는 생각을 했고 그분의 강의를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질문의 핵심은 '질문자의 의도에 맞는 필요하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모르는데 아는 척을 한다거나 시간을 핑계로 넘어가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없겠죠. 질문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내가 모르는 질문들을 만날 때마다 멋진 강사로 성장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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