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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엇이든 말해연 Feb 28. 2023

친한 친구를 질투할 때의 마음

비교하는 마음은 괴롭다.

며칠 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나와 대학동기로 1-2학년 때는 친하지 않았다가 휴학 후 복학을 한 후 우연히 같은 교양을 들으며 점점 가까워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6년이란 시간 동안 심적으로 가까운 친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친구다. 우리는 자주 연락하진 않지만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만나서 가감 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그녀는 자신이 많이 힘들 때 내가 그저 옆에 있어줘서, 정말 말 그대로 아무 말 없이 카페에서 각자 할 것을 하고 밥을 먹는 등 힘든 자신의 옆에 그저 있어줘서 고맙다고 한 적이 있다. 그 친구도 내게 그랬다. 내가 힘들 때 내 이야기를 어떠한 판단도 없이 그저 들어줬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존중해 줬다. 그래서 마음속의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었고, 우린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몇 해 전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다. 그때의 나는 내 대학 전공과 무관하고 아주 불안정한 분야로 가기를 원했다. 그래서 늘 열심히 살기만 했다. 아무 소득과 성취 없이 계속해서 노력만 했다. 그때 내 친구는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영특한 내 친구는 6개월 만에 공무원에 붙었고, 힘들어도 꾸준히 직장을 잘 다니고 있었다. 그 시기 우리가 만나기로 했을 때 나는 무너져 내렸다. 평소에 하등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입고 나갈만한 옷이 없다는 생각, 들고나갈 가방이 너무 후줄근하다는 생각, 신발도 너무 허름하다는 생각 등. 나를 계발하는 세계에만 있다가 사회 속으로 나아가려고 하니 생각이 많아지고 비교를 하기 시작했다. 내 친구는 공무원이지만 집이 부유한 편이다. 그래서 가끔 어머니가 명품 가방을 사주시기도 한다. 물론 나는 명품이 갖고 싶은 건 아니다. 돈이 정말 많다면 모를까 명품이란 내게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도 너무 비싼 합리성이 떨어지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땐 그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것 같은 나 자신이 창피했다. 지금도 나는 물질적으로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가진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때는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내가 가진 것들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열등감이 솟아오르는 마음을 누르며 친구를 만나러 갔다. 만나서 카페에 갔다가 밥을 먹으러 가는 동안 솟아오르던 열등감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나는 그 친구와의 시간에 행복했다. 그녀와 대화하는 것이 즐거웠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며 내가 잊고 있던 것을 되찾았다.


무형의 것이어서 있는지 자주 까먹는 ‘꿈’과 ‘사랑‘. 나는 남들과 다르게 살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늘 찾아 헤매는 삶을 산다. 그리고 나는 사랑이 많다. 그래서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관점을 달리하면 세상에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들이 많은지 알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남의 시선을 생각하며 비교를 했다. 내 친구는 안정적이고 물질적으로 꽤 풍요로운 삶을 살지만 내게 이야기한다. 늘 열심히 살고 꿈꾸며 사는 네가 부럽다고.


비교할 수 있는 삶은 없다. 그냥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남의 것이 더 좋아 보이고, 남의 삶이 더 편해 보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그 삶을 온전히 살아보지 않아서가 아닐까. 나는 내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내가 좋다. 다들 자신의 삶을, 본인을 응원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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