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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엇이든 말해연 Apr 02. 2023

‘경거망동한 울보’

퇴사하고 아르바이트하는 29살 | 둘째 주 이야기

#3월27일 월요일: ‘몸이 아니라 마음이 힘들다.’

날씨가 따뜻해지려다 주말부터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지 음료 주문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음료 제조는 별로 힘이 들지 않았는데 ‘머리가 나빠서 몸이 고생했다.’ 우리 매장은 공간이 좁아서 우유를 선입선출하는 과정에서 우유가 이쪽 냉장고에서 저쪽 냉장고로 이동하는 ‘우유대이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날마다 들어오는 우유의 양이 다른데 오늘은 평소보다 적게 들어왔다. 그런데 내가 원래 있던 우유를 너무 많이 옮겨서 들어온 우유를 넣는 냉장고가 텅텅 비어 옮겼던 우유를 다시 돌려놔야 했다… 내 팔뚝… 내 손목…


그리고 오늘 일하면서 저번 주에 왜 마음이 조급했는지에 대해 알게 됐다. 나는 손님들에게 초심자임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엔 모두가 서툴 수밖에 없고,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건데, 내가 서투른 것을 손님들이 아는 것이 두려워서 레시피를 곁눈질하고 손님을 신경 쓰는 것에 에너지를 많이 빼앗겼던 것 같다. 이런 마음에는 어떤 경험이 작용했는데, 지금 일하는 카페에 매일같이 오는 손님이 있다. 그 손님은 항상 다른 메뉴를 시키는데 아르바이트 둘째 날 내가 그 손님의 음료를 만들게 됐다. 그런데 손님이 내가 만드는 과정을 빤히 응시하는 것이 느껴졌고 이내 긴장이 됐다. 그래도 레시피대로 만들어서 드렸는데 내가 서툴러 보여서 음료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는지 내가 음료를 건넸을 때 인상을 팍 구기고 인사도 받지 않고 나갔다. 다음날도 와서는 또 다른 메뉴를 시켰고 나는 여전히 서툴렀다. 그 다음날도 또 올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나는 심기일전했고, 곁눈질로 수월하게 음료를 만드는 척했다. 그리고 손님이 드디어 만족한 눈치였다.


이런 경험을 하자 취업전선에 있을 때의 기억도 떠올랐다. 대부분의 기업이 경력자를 뽑는 우스운 상황. 많은 회사가 신입을 뽑지 않으면 사회초년생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던 그때. 우리 사회는 실패하고 배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는 사회초년생, 초심자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분위기는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못 하게 만든다.


오늘의 경험 덕분에 초심자인 것에 움츠러들어서 잘하는 척하려고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고작 6일째 일하고 있다. 서투를 수밖에 없다. 이 카페의 레시피, 환경, 모든 것이 내게 새롭다. 나는 익히는 중이고, 익숙해지는 중이고, 최선을 다해 레시피대로 만들고 있다. 그거면 됐지. 지금 뭘 더 할 수 있는가. 우리 사회가 좀 더 너그러웠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아량을 베풀어주길. 이런 서비스를 받는 것이, 이런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손해 보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내 애인이, 내 아이가 혹은 내 가족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서투른 사람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배워나가는 사람들을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월요일의 도시락은 삼겹김치볶음밥!



#3월28일 화요일: ‘경거망동’

생리 하루 전인 오늘. 몸이 굉장히 피곤하고 단 게 당기는 날이었다. 주의력도 떨어져서 이런저런 실수를 많이 했다.

딸기요거트스무디에 딸기 소스가 2펌프 들어가는데 3펌프를 넣어서 음료를 내보내기도 했고, 아메리카노 물을 받던 정수기를 잠그지 않아 물을 줄줄 흘리기도 했고, 바나나 소스와 우유를 섞어서 만들면 되는 메뉴를 블렌더에 넣어 블렌드 메뉴로 만들어서 레시피 용량을 초과하는 바람에 2개 용량으로 만들어서 반을 나눠야 하기도 했다.(버리지 않고 두 개로 만들자고 한 건 같이 일한 매니저님 아이디어)

그리고 경거망동의 하이라이트로 두 군데에 상처를 입었다.. 하나는 두꺼비집 문을 닫고 잠그다가 살이 찝혀서 피가 안에서 고여버렸고, 다른 하나는 커피머신을 닦다가 뜨거운 부분에 살이 살짝 닿았는데 집에 와서 세수를 하다가 손목이 쓰라려서 봤더니 화상을 입었다.

중간중간 숨을 아무리 쉬어도, 나 자신에게 ‘너 지금 마음이 조급해’라고 말해줘도 뭔가 주의가 산만한 하루였다.


정신이 없었던 하루의 마지막을 손님과의 대화 중 당황한 에피소드로 마무리하면

손님 ”딸기라떼 하나 주세요.“

나 “ 따뜻한 걸로 드릴까요, 아이스로 드릴까요?”

손님 “따뜻한 것도 돼요?”

나 “아니요^^…”

손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의 도시락은 지지고 스타일 볶음밥!
(좌) 매니저님이 주신 아이스크림 / (우) 초코콘을 하나 사서 데리러온 남자친구와 나눠 먹었다:)




 #3월29일 수요일: ‘울면서 퇴근하다.’

나는 에너지가 적고, 몸이 약한 편이다. 그래도 정신력이 몸에 비해 강해서 늘 정신력으로 버티고 버티다가 무너지기 일쑤다. 수요일은 더욱 에너지가 없었다. 생리예정일인데 생리는 시작하지 않고, 몸이 너무 무거워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똑같이 일을 해야 했다. 아니 이날은 더 바빴다.


저녁 8시부터 매장 마감을 차례차례 하기 시작하는데, 함께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Y가 쓰레기를 버리러 가고 나 혼자 남았을 때 음료 13잔 주문이 들어왔다… 일한 날로 치면 8일 차인 나. 아르바이트 8일 차 인생 중 가장 큰 위기였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고 먼저 Y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 그래서 주문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일단 티 종류를 먼저 우리고, 에스프레소샷이 총 몇 개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에스프레소 샷을 내리는 틈틈이 다른 음료를 제조했다. 다행히 곧 Y가 왔고 함께 음료를 만들었다. 13잔을 주문한 손님이 다 만들기도 전에 픽업하러 와서 아직 음료가 다 준비되지 않았음을 알리고 재빠르게 만들었다. 그렇게 음료 13잔이 나가고 마감을 하려는데 물류가 평소보다 많이 들어왔다…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손님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지옥이었다… 그럼에도 에스프레소 4샷이 들어가는 큰 사이즈의 아메리카노에 샷 하나를 더 추가하는 손님을 보며 ‘아, 우리 모두 힘들구나.’ 생각했다. 살기 쉽지 않다.


마감을 하면 설거지를 정말 많이 하게 되는데, 이날은 에너지가 이미 바닥나 버려서 계속해서 설거지를 하는데 너무 버거웠다. ‘으 설거지 그만하고 싶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설거지를 다 끝내야 끝이 난다. 아픈 허리, 목, 팔, 손목을 혹사시키며 일을 끝내고 퇴근한 후 데리러 온 남자친구를 보는데 눈물이 났다.

내 남자친구는 내가 울면 동영상을 찍는다..

집에 걸어가는데 다리가 아파서 주저앉기를 몇 번 하고 집에 도착했다. 늘 몸이 약한 나 자신이 원망스럽다. 몸이 좋지 않으면 마음의 여유도 잘 잃어버린다. 그럴 때 더욱 속상하다.


내가 이일저일을 하며 산 이유 중에 신체적 힘듦을 극복하지 못한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아르바이트든, 회사든, 움직이든, 앉아만 있든 몸이 아팠다. 그런데 이번에는 잘 참아내고 견뎌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런 몸으로도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싶다. 가령 아르바이트에 몸이 익숙해질 때까지 다른 것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다든지,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든지. 오늘 계약서를 썼는데, 과연 나는 얼마나 더 이 아르바이트를 해낼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의 도시락은 오야꼬동!




#3월30일 목요일: ‘힘들었던 어제 그리고 오늘’

어제 무리하고 울기까지 해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저번주와 비교하면 무리한 것에 비해 몸이 잘 견디고 있다. 어제 저녁식사가 가벼웠는지 일어나자마자 너무 배고팠다.(사실 어젯밤 잠들기 전부터 배가 고팠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아침을 먹고, 스트레칭을 하고, 씻고, 아이패드로 일을 했다.

설거지를 줄일 수 있는 반찬통 밥상ㅋㅋㅋ


목요일은 외국어 교실에 가는 날이고, 나는 그곳까지 걸어서 가기 때문에 배가 고프든 고프지 않든 12시에는 밥을 먹어야 한다. 평소에는 아침을 먹고 나서 배가 고파졌을 때 점심을 먹으면 1시인데, 이날은 12시가 되기도 전에 배가 고파서 점심을 일찍 먹었다.

설거지를 줄이고 싶은 자의 프라이팬 밥상!

점심을 일찍 먹으니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조금 일찍 나와 평소보다 천천히 걸어 외국어 교실에 갔다.  여유가 있으니 가는 길 이곳저곳에 핀 벚꽃, 개나리, 목련이 눈에 들어왔다. 요근래 마음이 힘들어서 엄마가 자주 들으셨던 ‘법륜 스님’의 말씀을 유튜브로 듣는데, 말씀 중 이 말이 딱 떠올랐다. ’정말로 바쁜 게 아니라 마음이 바쁜 것이다.‘ 평소에 외국어 교실에 걸어갈 땐 시간의 여유가 없으니 마음이 조급해져 걷는 길의 풍경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여유롭다고 생각하니 꽃, 나무, 하늘, 사람, 건물, 공기의 촉감 등이 느껴지며 내가 살아있다는 감각이 느껴졌다. 아르바이트할 때 ‘숨 좀 쉬자’ 되뇌었던 것도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한 무의식적인 방법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친구 어머니가 주신 과일:)

외국어 교실에 다녀와서 일을 하려고 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단 것의 힘을 빌려 일하기 위해서 과일을 먹었다. 그런데 잠시 누워있다가 아르바이트 출근 10분 전까지 잤다. 남자친구가 깨워준 덕분에 부랴부랴 준비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 도시락도 남자친구가 챙겨줬다.(사실 거의 매일 남자친구가 도시락을 싸준다.)


목요일은 매니저님 한 분과 일하는 날이었는데, 손님도 전날보다 적고 매니저님과 일해서 그런지 일이 수월했다. 이건 내 편견이기도 한데, 뭔가 아르바이트생들은 마음의 여유가 있기 어려운 데에 비해 직원 분들은 마음이 여유로워 보인다. 매니저님은 늘 내게 “천천히 해요”, “할 수 있는 만큼 해요”,  “괜찮아요”라고 말해준다. 그러면 덩달아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데, 아르바이트생 둘이 일을 하면 정신이 없어지기 일쑤다. 쉽게 당황하고, 당황하면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면 실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마음의 여유‘가 이렇게 중요하다.


덕분에 여유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목요일이었다. 한 번 더 확인하고, 물어봐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실수를 통해 배우기 때문에 실수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지만, 실수가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면 우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해서 실수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남자친구가 싸준 순댓국도 든든해서 퇴근할 때 에너지가 어느 정도 남은 상태였다. 상황이나 일은 날마다 혹은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어서 그것에 내가 휘둘리면 일희일비하게 되는 것 같다. 어제처럼 힘든 날, 오늘처럼 살만 한 날도 있는 것이 인생이니, 인생이 그런 것임을 인지하고 내 중심을 잘 잡아가면서 살면 덜 힘들 수 있지 않을까?




#3월31일 금요일: ‘아르바이트 첫 월급’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카페는 전월 말일까지 일한 임금을 내달 1일에 지급하는데, 1일이 휴일이거나 휴무일일 경우 전날 지급한다는 계약서 조항이 있다. 그래서 3월 31일 오후 4시 40분경 월급이 들어왔다. 물론 나는 2주밖에 일을 하지 않아서 이주급을 받았지만! 그래도 돈이 들어오니 마음이 풍족하다. 역시 어느 정도의 돈은 있어야 마음이 풍요롭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갑자기 너무 무리했는지 체중이 줄어서 생리 예정일이 2일이 지났는데도 생리를 하지 않았다.(나는 일정 몸무게 미만으로 내려가면 갑자기 생리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금요일도 몸이 무겁고 컨디션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관성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스트레칭을 하고, 씻고, 일을 좀 하다 다시 점심을 먹고, 일을 더 하고, 도시락 거리를 만들어서 도시락을 싸서 아르바이트에 출근을 했다. 보통 때는 남자친구가 도시락을 싸주는데, 이날은 남자친구가 집에 없어서 내가 도시락을 만들었다. 참치김치덮밥인데.. 뭔가 짬밥st.. 맛은 있었다..! 하하.

수요일까지만 해도 내가 출근하기 전에 저녁을 드시러 가던 매니저님이, 어제부턴 내가 출근하고 저녁을 드시러 가신다. 그 말인즉슨, 1시간가량을 나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 어제는 다행히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은 또 어떨는지 긴장이 됐다.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저녁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라고 매니저님에게 말하고 나는 혼자 남겨졌다. 손님이 한 두 분 왔다 가길래 우유 선입선출을 하려는데 그때부터 손님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심지어 배달주문까지.. 정신줄 꽉 붙잡고 머리를 풀가동 했다. 레시피를 보고 만들면 늦는다. ‘기억해 내. 나의 두뇌야.’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데 내가 너무 분주해 보였는지 손님 한 분이 “천천히 해주셔도 돼요~”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다. ‘하지만 손님… 뒤에 또 손님이 있는걸요… 뒤에 손님도 괜찮으면 좋을 텐데 그걸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손님이 계속 와요.. 하하하하하.. 말씀은 감사합니다.’하고 전하지 못 할 말을 속으로 삼키고 “네~^^(자본주의 웃음)”하고 답했다. 어느 정도 손님이 빠지고 매니저님이 돌아왔다. 속으로 엄청 찡찡대며 ‘오셨어요~’하며 태연한 척했다. “혼자 있는 동안 괜찮았어요?”하는 물음에 “괜찮았어요.”하고 답하다가 그만 찡찡댔다. “아닌가. 조금 바빴던 것 같아요. 정신이 없었어요유ㅠㅠ ‘하고.


매니저님이 말하기를 매월 말일은 매장 대청소 날이라서 마감할 때 정신이 더 없을 거라고 했다. 실제로 정말 정신없었다. 다행히 다른 매니저님 한 분이 오셔서 마감을 함께 해주셔서 수월했지만, 작은 매장을 돌아다니는 세 명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정신 사나웠다. 그럼에도 내가 많이 적응했는지 퇴근을 하고도 에너지가 남았다. 데리러 온 남자친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 주고 위로해 줄 에너지가 남아있었다. 이런 날을 맛볼 수 있게 된 데에 어떤 생각 하나가 도움이 됐는데, 어떤 생각이냐면 ‘내가 지금 힘든 걸 보면 지금까지 참 편하게 살아왔나 보다. 누군가는 이렇게 일을 하면서도 잘 살아가는데 나는 그동안 편하게 살아와서 이렇게 사는 것이 버겁고 힘든가 보다. 익숙해질 때까지 하다 보면 나도 이 일을 할 만큼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여태껏 편하게 살아왔음에 감사하고, 지금 내가 이 일을 해야 한다면 그저 하자.’ 감사한 것을 한 가지라도 찾을 수만 있다면 힘든 것도 힘든 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이번주 아르바이트도 끝!!! 주말에도 일은 하겠지만 또 열심히 놀기도 해야지!


-퇴사하고 아르바이트하는 29짤의 셋째 주 이야기 커밍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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