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님 독립 2단계 : 삼시 세끼 해결하기

by 팬지


20평으로 이사를 위해 학군지 집을 보러다니면서, 몇가지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1. 특수 목적을 위한 일시적 거주

‘자녀 교육’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위해 대입 마칠 때까지만 학군지에 일시 거주하고 있는 집이 많았다. 현재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전시 유사 상황'을 보내고 있는 소규모 전투부대(?) 같은 느낌을 받았다.


2. 집집마다 엄청난 책과 짐이 있다.

대부분 거실에 TV 와 소파 대신, 전면 책장과 다용도 식탁이 놓여 있었다. 협소한 집 사정상 어쩔 수 없지만, 다들 책이 너~무 많고, 짐도 너~무 많았다. 정작 편하게 쉴 공간은 사라진 집들을 보며, 다시금 올해가 가기 전에 책장 1개 더 줄이자 다짐을 했다.


3. 안방에는 아이들 책상이 있었다.

안방을 아이에게 내어주고 부모는 작은 방에 기거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가 둘 이상이면 거실 생활도 불사한다.

20평 우리집 거실 식탁 뒤에도 내가 기거하는 매트리스를 두게 되었다..ㅠ




이모님 독립 준비하기 1단계 '청소하기 쉬운 집 만들기'에 이어 알아본 것은, 2단계 '삼시 세끼 해결하기'였다. 20년차 주부이지만, 할 수 있는 요리라고는 카레, 짜장, 스파게티, 떡국, 볶음밥이 전부다.ㅜ

그래도 아이들은 잘 먹는다.


처음에는 코로나 등으로 불가피하게 배달 음식에 많이 의존했으나, 한번 시킬 때 최소비용이 2만원은 들 뿐 아니라 맛이나 위생, 건강, 재활용 쓰레기 등 여러 측면에서 별로인것 같아서 자제하기로 했다.


그래서 알아본 것은 간편식이었다. 마켓컬리, 코스트코 등에서 여러가지 밀키트를 사와서 실험을 해보았다.


샐러드에 육개장, 찜닭, 새우감바스까지...테스트 결과 그럭저럭 80점은 되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간편식으로 대충 먹다가, 주말에 가끔 근사한 데 가서 색다른 경험을 하면 어떨까? 식단에서도 양극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밀키트는 가끔 한번씩은 먹어도, 계속 먹을 수 있는 맛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아래 기사를 접하고 간편식을 이용한 양극화 식단은 바로 포기하게 되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가정간편식(밀키트) 10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51개 제품의 1인분당 나트륨 함량이 하루 기준치(2천㎎)를 넘었다고 27일 밝혔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경우...동맥경화·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 등 심·뇌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고혈압, 골다공증 등의 만성질환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밀키트 섭취 시 나트륨 저감을 위해 양념의 양을 조절하거나 채소를 추가해 조리하고, 국물은 되도록 적게 먹을 것을 당부했다. - 서울경제


먹는 것만큼은 양극화보다 매끼 건강식을 꾸준히 챙겨주는 것이, 가족을 위해 해줄수 있는 작은 노력 같았다.




그 다음으로 알아본 것은 동네 반찬가게였다. 여러 군데 돌아다녀봤지만, 백화점 식품관내 반찬가게가 맛이나 위생 측면에서 가장 나아보였다. 퇴근길 할인시간을 이용하면 가성비도 나쁘지 않다. 3팩에 1만원씩 묶음 세일하는 반찬을 2-3만원어치 사오면, 양은 많지 않지만 2-3끼는 먹을 수 있었고, 오히려 질리지 않아 좋았다.

100% 아웃소싱한 반찬으로 5분만에 차린 밥상
아웃소싱 반찬과 밀키트의 조합(좌), 친정엄마 반찬 공수(중), 반찬가게 덕분에 청국장 호사도 누렸다(우)


K반찬가게 이용을 통해 나는 ‘요리로부터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매일 내가 할일이라고는, 출근 전 밥짓기와 퇴근길 반찬사기, 집에 와서 사온 반찬 그릇에 담기와 국 데우기, 잠자기 전 우유, 과일 등을 위해 쓱배송 클릭하기 뿐이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둘째가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매일 다니는 학원을 저녁 7시 타임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6시 칼퇴해도 집에 돌아오면 7시인데 둘째 저녁을 어떻게 사수할 것인가, 엄중한 과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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