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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Oct 08. 2017

차로 루돌프를 쳤다고?

Roadkill

내  영 어  콧 대 를  세 워 주 는  오 늘 의  한  마 디

"이 말이 영어로 이거였구나."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영단어. 친구들 앞에서 잠깐이나마 으스대고 잘난척할 수 있게 해주는 영어단어.




오늘 글은 아재 개그로 포문을 열어야겠다.

미국에 갓 이민을 온 교포가 밤중에 고속도로를 운전하다가 그만 사슴을 치고 말았다. 이렇게 동물을 치었을 때에는 후속 사고를 막기 위해 반드시 경찰에 연락을 해야 한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119에 전화를 거는 데는 성공했지만, 영어가 안 돼서 당황한 나머지 ‘사슴’이 영어로 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사슴은 deer라고 한다. feat. 잘난척쟁이 불이) 그래서 그가 외친 한 마디.


I hit a Rudolf! 지금 내가 루돌프를 쳤어요!


여차 저차 해서 의미는 통했는지 얼마 후 고속도로 순찰차가 왔다. 영어가 안 돼서 더 떨고 있는 그를 보고 긴장을 풀어주고 싶었던 경찰이 건넨 말.


You hit a Rudolf? 루돌프를 쳤다고요? 
Where is Santa Claus? 산타 클로스는 어디 있어요?




썰렁해진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얼른 단어 설명에 들어가야겠다. 오늘 배울 단어는 roadkill이다. 단어에 ‘죽이다’라는 뜻의 kill이 들어가 있듯이 좀 슬픈 단어이기도 하다. Road는 ‘길, 도로’라는 뜻이고, kill은 ‘죽이다’는 뜻이니 이 단어를 말 그대로 해석하면 ‘도로 위에 죽은/죽인’ 것이 된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눈치챘겠지만, 이 단어는 “차에 받혀서 도로 위에서 죽은 동물”을 뜻한다. 저 아재 개그에 등장하는 불쌍한 사슴처럼 말이다.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은 항상 주인이 곁에 있고, 또 목줄을 하고 있거나 캐리어 안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 roadkill이 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 Roadkill은 대부분 야생동물이거나 길거리 동물이다.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산이 근처에 있는 고속도로의 경우 다람쥐, 너구리, 사슴 등도 희생되는 일이 많다.

동물을 치게 되면 동물도 죽게 되지만, 그 동물을 피하려다가 2차적인 차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기도 하다. 그래서 야생 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곳에는 사슴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안내 표지판을 세워놓기도 하고, 아예 도로를 짓기 전부터 동물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서 도로 위치를 선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어쩔 수 없이 사고는 생기기 마련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동물들이 사람들의 영역에 넘어왔다고 볼 수도 있고, 사람들이 동물들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는,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면 좋을 텐데 말이다.


 




배 운  단 어  써 먹 기


A: I don't want to drive. Let's take a train instead.
B: Why?
A: I don't want to see any roadkill, just like last time. 

A: 운전하기 싫은데. 우리 대신 기차 타고 가자.
B: 왜?
A: 도로에 죽은 동물 보기 싫어서. 지난번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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