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저 숙제였을 뿐인데
중학생 트레버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빠가 이들을 버리고 집을 나갔지만, 차라리 인생에서 사라져주는 게 고마운 사람이라 그립진 않았다. 혼자 트레버를 키우느라 고생하는 엄마가 안쓰러울 뿐.
새로 학교에 부임한 사회 선생님은 이상한 숙제를 내주셨다. 이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 방법을 생각해오라는 것. 아이들이 떠올릴 수 있는 건 다 거기에서 거기다. 재활용을 잘하기, 환경 오염시키지 않기. 그런데 트레버는 조금 다른 걸 생각해낸다. 그리고 거기에 몰두한다.
Pay it forward
직역하면 "(남에게) 되갚기" 정도가 될까. 자신이 신세를 진 사람에게 다시 되갚은 건 pay it back이라고 한다. 그런데 트레버는 그 사람에게 받은 선행을 모르는 남에게 다시 되갚는 pay it forward를 생각해낸다. 내가 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면(총 3명), 그 세 사람이 각자 또 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고(그러면 총 9명), 그 사람들이 다시 또다른 세 사람에게 각각 선행을 베풀고. (그러면 총... 하여튼 많다.)
그러면 세상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트레버는 이 숙제를 완수하기 위해 세 명을 고르고, 그 세 명에게 자신의 힘이 닿는 한 선행을 베푼다. 이 신세는 자기에게 갚는 대신 다른 사람 3명에게 갚으라는 조건을 달고. 하지만 세상이 어디 그리 쉬운 곳이던가. 과연 트레버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세상을 바꾸려면 나부터 바뀌어야 하고, 기적을 만들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용은 감동적이지만 뒤로 갈수록 아쉬운 부분이 많이 드러난다. 특히 결말은,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감상적이다. 그래도 결말만 빼면 꽤 괜찮은 책. 이건 개인적 감상평이니, 다른 분들은 이 결말도 마음에 들었을 수 있다.
한국어 번역판 표지. 한 명이 세 명에게 선행을 베푸는 걸 형상화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트레버. 제목 번역이 까다로워서인지 제목을 주인공 이름인 <트레버>로 바꾸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영화 제목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였다.
출처: 다음 영화
2001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무려 케빈 스페이시, 헬렌 헌트, 할리 조엘 오스먼트 주연.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든 생각.
pay it forward. 이 방법을 쓰면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질까?
온세상이 더 좋아질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내 주변 세상은 확실히 좋아지겠군.
이 책에 나온 것처럼 큰 선행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작은 선행이면 안 되는 건가?
나도 실천해봐야지. 작은 것부터.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보시라.
영어판 표지. 이번엔 영어 원서 표지가 "영화화됐음"을 큼지막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래도 다른 표지였으면 좋았을 걸. 조금 아쉽긴 하다.
나를 깨우는 책 속 몇 줄
1.
There is no wrong way to perform an act of kindness.
친절함을 베푸는 데 잘못된 방식이란 없어요.
2.
You don't need much to change the entire world for the better. You can start with the most ordinary ingredients. You can start with the world you've got.
이 온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는 데 많은 게 필요하진 않아요. 가장 평범한 재료로 시작하면 돼요.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세상을 가지고 시작하면 돼요.
제목: 트래버
원서 제목: Pay It Forward
저자: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 (Catherine Ryan Hyde)
옮긴이: 공경희
출판사: 뜨인돌출판사
특이사항: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케빈 스페이시, 헬렌 헌트, 할리 조엘 오스먼트 주연.
* 저는 책을 영어 원서로 읽고 있습니다. 본문에 나온 한글 해석은 뜨인돌 출판사 것이 아니라 제가 원서를 읽고 해석한 것입니다. 한글 출판본과는 번역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