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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Dec 05. 2020

나니아로 떠나보자!

말과 소년 & 캐스피언 왕자 by C. S. 루이스

나니아 연대기 3편 - <말과 소년>


판타지 소설의 베스트셀러라면 당연히 해리 포터겠지만, 해리 포터가 있기 전에는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가 왕좌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니아 연대기>는 총 7권으로 되어 있는데, 이전에 1, 2권인 <마법사의 조카>와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만 읽고 멈춰 있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게다가 잘 나가(기를 희망하)는 브런치 작가로서, C. S. 루이스의 대표작인 <나니아 연대기>는 꼭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브런치 앱을 켜면 보이는 그 문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by C. S. Lewis"에도 나오는 작가니까. 아무튼 오래동안 묵혀온 이 시리즈를 한번 읽고 끝내자 싶어, 나머지 7권까지 내리 읽어버렸다. 일단 오늘은 그 중 3편 <말과 소년>과 4편 <캐스피언 왕자>를 한꺼번에 다뤄볼까 한다.


<반지의 제왕>이 고등학생 이상을 타겟으로 한 시리즈라면, <나니아 연대기>는 초등 고학년이 대상이다. 목표 독자가 더 어리기 때문에 내용도, 어휘도, 이야기도 <반지의 제왕>에 비해 조금 더 가볍다.


1편과 2편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3편에도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사실 3편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저자의 인종에 대한 편견이 곳곳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니아 사람들은 흰 피부에 금발을 하고 있다든가, 야만족들은 더 어두운 피부에 터번을 두르고 있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1, 2권과 큰 상관이 없는, 거의 외전격이라 할 수 있다. 나니아 남쪽에 자리한 카로르맨 나라에 살고 있던 샤스타. 어부인 아버지 밑에서 힘들게 집안 일을 도우며 살던 그의 집에 어느날 멋진 말을 탄 귀족이 우연히 들르게 된다. 밤중에 그 귀족과 아버지의 대화를 엿듣고 충격을 받은 샤스타. 지금껏 자기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이는 자신의 친부가 아니었고, 그는 많은 돈을 받고 귀족에게 자기를 팔아넘기려고 했던 것.


마침 귀족이 타고 왔던 말도, 평범한 카로르맨의 말이 아니라 예전에 납치됐었던 '나니아'의 말이라는 걸 알게 된다. '나니아' 출신이라는 뜻은 곧 그 말이 여타 나니아의 동물들처럼 '말'을 할 줄 아는 동물이라는 거였다. 샤스타는 말(speak)을 할 줄 아는 나니아의 말(horse) 브리(!!)와 함께 북쪽에 있는 나니아를 향해 탈출을 시도한다. 배를 곯아가며, 사람들 눈을 피하며 나니아로 가던 샤스타는 말을 타고 도망치던 또다른 소녀를 만나게 된다. 둘은 서로를 도와가며 나니아를 향해 가게 되는데,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있어서 그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카로르맨 북쪽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샤스타를 아는 체 하며 반긴다. 그것도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부르면서.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한글판 표지

출처: 교보문고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든 생각.


이야기는 확실히 재미있어. 이야기꾼은 이야기꾼이야.

이렇게 노골적으로 인종 차별을 드러내다니. 이야기는 재미있는데, 큰 단점이군.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야 할지, 권하지 말아야 할지, 권한다면 인종 차별적 묘사가 있다는 걸 얘기해줘야 할지, 고민이 생긴다. 음,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헉! 이 책에 Bree(브리)가 나온다. 무려 책의 주인공! 제목에 나와 있는 바로 그 말!!(The Horse) 제목이 '소년과 말'이 아니라 '말과 그의 소년'이니, 당연히 말이 주인공!!

원래 Bree의 나니아 이름은 Breehy-hinny-brinny-hoohy-hah인데, 너무 길어서 그냥 줄여서 Bree라고 부름. 아, 참고로 수컷임. -_-;;

그래도 이름이 같은 Bree가 주인공이라 기분 좋다. ㅎㅎㅎ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보시라.



영어 원서 표지

출처: Goodreads





나를 깨우는 책 속 몇 줄


1.

One of the worst results of being a slave and being forced to do things is that when there is no one to force you any more you find you have almost lost the power of forcing yourself.

노예가 되어 남들이 시키는 일만 하게 되면, 나중에 아무도 당신에게 시키는 사람이 없을 때에도 스스로 나서서 뭔가 하려는 힘을 잃게 돼요.


2.

Certainly both Horses were doing, if not all they could, all they thought they could; which is not quite the same thing.

분명 두 말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은 다 했어. 그게 진짜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니었지만. 그 둘은 같은 것이 아니거든.


(이 마지막 번역은 좀 까다롭네요. 다른 번역이 있는지 찾아보고 싶은데 못 찾았어요. 두 말이 자기 딴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사자 아슬란이 보기에는 최선을 다한 게 아니었다는 의미거든요. 흠..)




제목: 말과 소년

원서 제목: The Horse and His Boy

저자: C. S. 루이스 (C. S. Lewis)

옮긴이: 햇살과 나무꾼

출판사: 시공주니어


* 저는 책을 영어 원서로 읽고 있습니다. 본문에 나온 한글 해석은 시공주니어 출판사 것이 아니라 제가 원서를 읽고 해석한 것입니다. 한글 출판본과는 번역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나니아 연대기 4편 (구2현4) - <캐스피언 왕자>


나니아 연대기는 모두 7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책의 출간 시기와 책 속 이야기의 연대가 뒤죽박죽 섞여 있다.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출판사에 따라서) 저자가 원래 출간했던 대로 책의 순서를 매기기도 하고, 책 속 이야기의 시간 흐름에 따라 순서를 매기기도 한다. <캐스피언 왕자>는 원래 전 7권 중에 두번째로 출간됐던 책이다. 그래서 예전 판본에서는 시리즈 중 2권으로 적혀 있는 것이 많았다. 그런데 책 속 시간의 순서를 따라 출간 번호를 매기는 요즘은 시리즈 중 4편으로 칭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 나왔던 페벤시 네 네 명 남매가 다시 등장한다. 십수년간 왕과 여왕으로 마법의 나라 나니아를 다스렸지만, 그래서 나니아에서는 어른의 모습이 되었지만, 다시 현재로 돌아왔을 때는 이전의 어린이 모습으로 돌아갔던 페벤시 네 남매들. 나니아에서는 긴 시간이 지났지만 현실에서는 1초도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지난 일들이 그저 꿈같이 느껴졌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날,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런던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네 남매. 그들은 알 수 없는 마법에 의해 다시 나니아로 빨려들어가게 되는데. 현실에서 1년이 흐르는 동안 나니아에서는 130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도대체 그 긴 시간 후에 누가 이들 남매를 소환한 것일까? 1300년 후의 나니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인간인 텔마린 족에게 점령당해 버린 나니아는 폐허로 변해버렸고, 말을 할 줄 아는 나니아의 동물들은 숨어 지낸다. 텔마린의 현 왕인 미라즈가 나니아에 대한 모든 기록을 다 없애 버렸기 때문에 그의 조카 캐스피언은 나니아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자라나게 된다. 그러던 중 캐스피언은 사실은 자신이 왕실의 적통 계승자라는 것과 삼촌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성을 탈출한다. 그는 나니아를 세우고 다스렸던 4명의 왕들과 여왕들을 소환해서 다시 자신의 나라를 되찾고 싶어 하는데.


왕위를 넘보는 삼촌이라는 설정이 다소 뻔하기는 하지만,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이들 남매들이 다시 마법의 나라 나니아로 돌아간 (그것도 시간여행을 해서 1300년 후의 미래?로 돌아간) 얘기가 충분히 흥미로울 것이다.


한국어판 표지

출처: 교보문고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든 생각.


1300년 후의 미래로 가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혹은 1300년 전의 과거로 간다면?

근데 나니아는 1300년이 흘렀어도 큰 발전이 없군. 여전히 중세시대처럼 말타고 창들고 싸우다니! 지구인들은 1300년쯤 흘러주면 엄청난 발전을 해서 비행기 타고 날아다니고, 스마트폰 하나씩은 들고 다니는데 말이야. (하긴, 이건 작가의 상상력 빈곤을 탓해야 하는 걸까.)

왕위를 탐하는 동생(왕자의 삼촌)이라는 설정은 햄릿부터 라이온 킹까지 너무 많은 흔한 설정. 조금 식상할 수도.

원서 겉표지에도 등장한 쥐 기사(Mouse Knight) 리피칲! 덩치는 작아도 진짜 기사 중에 기사! 뤼스펙(Respect)~!!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보시라.




영어 원서 표지

출처: Goodreads



영화 포스터

출처: 다음영화


현실로 돌아온지 1년 만에 다시 자신들이 다스리던 때보다 1300년이 지난 나니아로 돌아가게 된 페벤시 네 네 남매들. 과연 그들은 캐스피언 왕자를 만나 어떤 모험을 벌이게 될까? 아직 못 봤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나를 깨우는 책 속 몇 줄


1.

“That's the worst of girls," said Edmund to Peter and the Dwarf. "They never can carry a map in their heads."
"That's because our heads have something inside them," said Lucy.

"여자애들은 이게 안 좋아." 에드문드가 피터와 난쟁이에게 말했다. "머리 속에 지도가 안 들어 있거든."
"왜냐하면 우린 머리 속에 든 게 많으니까." 루시가 말했다.


2.

Don't run from who you are.

네 본연의 모습을 부정하지 마라. (네 본연의 모습으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제목: 캐스피언 왕자

원서 제목: Prince Caspian

저자: C. S. 루이스 (C. S. Lewis)

옮긴이: 햇살과 나무꾼

출판사: 시공주니어

특이사항: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음.


* 저는 책을 영어 원서로 읽고 있습니다. 본문에 나온 한글 해석은 시공주니어 출판사 것이 아니라 제가 원서를 읽고 해석한 것입니다. 한글 출판본과는 번역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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