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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Jul 24. 2021

현명한 참나무가 들려주는 인생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

소원나무 by 캐서린 애플게이트

이 나무처럼 현명하게 늙고 싶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오래된 참나무다. 이 나무는 일명 '소원나무'로 불리는데, 해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원을 적어 이 소원 나무에 매달아 놓곤 한다. 참나무에게는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자기 나뭇가지에 터를 잡고 사는 까마귀 봉고였다.


어느 날 이 나무 앞집에 무슬림 가족이 이사를 온다. 그러고 나서 나무는 곤욕을 겪게 되는데. 날계란이 던져지기도 하고, 나무 둥치에 'leave (떠나라)'라는 단어가 칼로 새겨지기도 한다.


세를 준 집주인이자 나무의 주인인 아줌마는 골칫거리인 이 참나무를 베어버리려고 한다.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 수도관을 터트리기 일쑤였고, 매해 사람들이 매달아 놓은 소원 리본들을 버리고 처리하는 것도 힘들었으며, 이젠 사람들이 나무에 린치까지 가하니 더 이상 나무를 돌보고 싶지 않았던 거다.


참나무는 마음이 바빠졌다. 주인이 자기를 잘라버릴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새로 이사 온 그 무슬림 소녀가 소원 나무에 '친구를 사귀고 싶어요'라는 소원을 매달았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그 소원을 꼭 들어주고 싶었다.



출처: 교보문고

원서와 표지가 똑같아서, 그냥 번역본 표지만 가지고 와봤다.

소원이 적힌 붉은 리본과 까마귀 친구 봉고도 보인다. 나무에 커다랗게 난 구멍에는 주머니쥐 같은 작은 동물 친구들이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초등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감동적인 소설. 우정과 사랑, 공생에 대해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알려주고 있다.






나를 깨우는 말들


1.

I’m not just a tree, by the way. I’m a home, a community. Folks nest on my branches, burrow between my roots, lay eggs on my leaves. And then there are my hollows. 

참, 그건 그렇고, 난 그저 단순한 나무가 아니야. 난 집이고, 사회 공동체지. 많은 새와 동물들이 내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고, 내 뿌리 사이에 집을 짓고, 나뭇잎에 알을 낳아. 나무에 있는 구멍들도 잊으면 안 되지.


참나무에는 많은 새들과 동물들이 살고 있었다. 까마귀, 부엉이, 너구리, 주머니쥐, 스컹크... 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니었다. 이들의 집이었고, 삶의 터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돈만 들어가는 귀찮은 골칫덩어리 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보금자리이다.


2.

Different languages, different food, different customs. That’s our neighborhood. Wild and tangled and colorful. Like the best kind of garden. 

다른 언어, 다른 음식, 다른 풍습. 그게 우리 동네였다. 자유분방하고 얽혀있고 다채로운. 마치 최고의 정원처럼.


이 동네에선 모두 같은 언어를 쓰지 않는다. 이민자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중국어. 각자의 고국에서 좋아하던 음식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간다. 다양한 꽃들이 함께 모여 멋진 정원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다르다고 손가락질하는 게 아니라, 다름을 끌어안으며 살 수 있을까.


3.

The baby’s hair was black; May’s was red. The baby’s eyes brown; May’s were blue. The baby was Italian; May was Irish. They were made for each other. 

아기의 머리카락은 검은색이었고, 메이는 빨간색이었다. 아기는 갈색 눈이었지만, 메이는 파란 눈이었다. 아기는 이탈리아 사람이었고, 메이는 아일랜드 사람이었다. 이 둘은 천생연분이었다.


얼결에 아기를 키우게 된 메이. 친 자식도, 같은 나라 사람도 아니었지만, 외모가 닮은 것도 아니었지만, 메이에게는 그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을 바라보는 다른 이웃들에게도 그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제목: 소원나무

원서 제목: Wishtree

저자: 캐서린 애플게이트 (Katherine Applegate)

옮긴이: 천미나 옮김

출판사: 책과콩나무


* 저는 책을 영어 원서로 읽고 있습니다. 본문에 나온 한글 해석은 천미나 님의 번역이 아니라 제가 원서를 읽고 해석한 것입니다. 한글 출판본과는 번역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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