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글을 위한 여정
곧 스카티의 생일이 다가온다. 엄마는 아들 스카티를 위해 제과점에 특별 맞춤 생일 케이크를 주문한다. 그런데 생일날 아침 스카티는 그만 차에 치이고 만다. 외상은 없었지만 머리를 크게 부딪힌 스카티. 병원에 이송된 그는 다른 모든 징후가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잃고 계속 누워만 있다.
노심초사하며 아이 곁을 지키느라 녹초가 된 엄마는 기운도 차릴 겸, 불안도 떨쳐낼 겸,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잠시 집으로 향한다. 목욕이라도 하며 정신을 차린 후 되돌아올 심산이었다. (그래서 제목이 bath인가.) 그런데 집에 오자 전화벨이 울린다. 스카티가 드디어 깨어났나? 엄마는 황급히 수화기를 든다.
사실 전화를 건 사람은 케이크를 주문받았지만 아이 엄마가 케이크를 찾으러 오지 않아서 화가 난 제과점 주인이었다. 사실은 진상 고객이 아니라 아들의 사고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 잊은 거였지만. 스카티의 사고 소식을 모르니 그는 짜증이 났을 수밖에.
수화기를 든 두 사람.
주문한 케이크를 안 찾아가서 화가 난 제과점 주인. 병원에서 온 전화인가, 혹시 자신이 집에 온 사이에 아들이 깨어났을까 기대에 찬 엄마.
엄마는 수화기에 대고 묻는다.
"아, 혹시 스카티 일로 전화하신 건가요?"
"네. 스카티에 대한 겁니다."
의식을 잃고 있던 아들 스카티는 결국 사망하고, 부부는 깊은 절망에 빠져 장례를 치르게 된다. 그때 또다시 걸려온 제과점 주인의 전화. 이에 감정이 폭발해 버린 부부는 이른 새벽 제과점을 찾아가게 되는데...
주문만 하고 찾아가지 않은 케이크 때문에 짜증이 나서 자꾸 전화를 해댔던 제빵사. 아들의 죽음에 대한 억울함과 슬픔을 터뜨려버리고 싶은 부부.
뭔가 무시무시한 폭발이 일어날 것 같지만, 사실 새벽녘의 제과점에서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사실을 알게 된 제빵사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이들 부부에게 갓 구워낸 빵을 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구운 빵은 이들의 허기뿐 아니라 구멍 난 가슴까지 채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