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나 웹소설 작가는 돈 많이 번다는 말이 있지만, 어느 바닥이나 다 그렇듯 여기도 작가마다 다르고 편차가 심하다. 한 마디로 고점도 높지만 저점도 낮은 시장이라고나 할까.
인기 작가의 경우 월에 천만 원을 벌고 연봉이 몇 억씩 되기도 하지만, 무명작가는 최저 시급도 안 나오기도 하니까. 글을 재미있게 잘 쓰고 트렌드를 잘 녹였으며 운이 맞는 경우라면 고점도 노려볼 수는 있을 거다.
내게는 아직 먼 얘기지만.
웹소설, 부업으로 괜찮나요?
글 쓰는 시간도 작가마다 천차만별이다. 순수하게 집필 시간만 한두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여섯 시간 이상 걸리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 쓸 내용을 구상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그리 만만하게 덤빌 수는 없다. 글 구상과 집필이 익숙하지 않다면 겸업을 시도했을 때 고생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반면에 구상과 집필을 어느 정도 정형화해 놓으면 충분히 부업으로 뛸 수도 있다. 겸업하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구상은 하루 일과 중 틈틈이 해 놓는다.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등에 그날 쓸 내용에 대해 구상하고 쓸 만한 거리들을 메모해 놓는다. 그 뒤 퇴근해서 한두 시간 정도에 집중해서 5,500자 한 편을 완성시키는 거다.
물론 이런 경우 퇴고를 못 한다거나 글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어느 정도' 벌이가 되는 능력자들도 있다. 당연히 그들 입장에서는 퇴근 후에 한두 시간 더 투자해서 월에 몇 십에서 몇 백만 원을 더 버니 좋은 부업이겠지만. 이건 최상의 경우고.
내가 위에 '능력자'라고 적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전업으로 글만 쓰는 것도 어려운데 힘들게 직장일을 하며 부업으로 웹소설까지 쓰는 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쉴 시간도 없을뿐더러 심력 소모도 크다.
최악의 경우엔 하루 종일 회사에서 치이고, 집에 와서 쉬지도 못하고 네다섯 시간을 집필에 매달리다가 새벽에 잠들고, 다섯 시간도 채 못 자고 다시 일어나 일하러 가고, 회사에서는 피곤해서 괴롭고, 그 와중에 글은 안 써져서 휴재가 잦고, 댓글창은 악플로 도배가 되고.......
이럴 수도 있다는 얘기.
따라서 부업으로 가능한가 아닌가 하는 문제도 개인마다 다르다. 만일 순수하게 집필하는 시간이 세 시간 이상이라면 부업을 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직장일에 부업까지 하다 보면 개인 시간이 전혀 없을 테니까.
이런 경우 약간 타협해서 하루 한 편이 아니라 일주일에 서너 편 정도만 집필하기도 하고, 평일에 시간이 없으면 주말에만 몰아 쓰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하루 한 편 연재가 아니라서 그만큼 수입에서는 손해를 보겠지만.
가끔 직장이 있으면서도 부업으로 대박을 터뜨리는 괴물 같은 작가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게 당신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 기억하자. 부업으로 하고 싶다면 대박을 노리지 말고 소소한 용돈 벌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더 좋을 것이다.
출퇴근 시간 전철이나 버스에서 틈틈이 구상하고 메모를 해 놓는다. 겸업을 하려면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웹소설을 쓰는 데에는 별다른 매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시작하는 데 큰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공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저 노트북 한 대와 나의 시간만 들이면 가능한 일. 그렇기에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하나 누구나 '성공한'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 첫 작부터 대박을 내는 천재 작가들도 있지만 몇 질을 끝내면서도 크게 성공 못 할 수도 있는 시장이 여기니까.
일반적으로 책 읽고 글 쓰고 이야기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웹소설을 많이 읽고 도전을 한다면, 오래 지나지 않아 작가로 데뷔하고 어느 정도의 수익은 창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박'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위에도 적었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도 잘 써야 하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
(이 말은 반대로 하자면 평소에 책도 안 읽고 글도 써 본 적 없고 이야기 만드는 것도 어려워하는 사람이 웹소설도 몇 편 안 읽은 상태로 웹소설 작가에 도전한다면 크게 고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웹소설은 일반 소설과 달리 만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게는 웹소설도 쉬운 꽃밭은 아니었다. 쓰면 쓸수록 어렵고, 대단한 작가들과의 격차가 더 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