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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Jul 18. 2024

사소하지만 궁금한 것들 2

작가지망생인데 궁금해요

웹소설 작가 지망생이 궁금해할 사소한 질문들에 답해 본다.




1. 웹소설 작가로 데뷔하려면 어떻게 하죠?


앞서 다른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간략히 다시 짚어보고자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웹소설 작가는 남성향(판현무) 웹소설을 뜻한다. 여성향은 투고가 대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


    1) 문피아에서 연재 후 매니지의 컨택을 받는다.

장점: 아직까지는 가장 추천할 만한 데뷔 경로이다. 문피아에 글을 올려서 '투데이 베스트 무료 웹소설(투베)'에 들게 되면 매니지에서 연락이 온다. 자기네 회사와 계약하고 웹소설을 내자고.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컨택 온 여러 회사를 비교해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곳으로 골라서 갈 수 있기 때문에 작가에게는 좋다. 게다가 연재를 하면서 독자의 반응도 살필 수 있으니까.


단점: 다만 컨택이 오기까지, 투베에 들기까지 무한 실패를 겪으며 좌절할 수 있다. 시간도 오래 걸릴 수 있고, 지금 자신이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안 들어 두려울 수도 있다.


나도 문피아를 통해 매니지의 컨택을 받고 데뷔를 했다. 도전한 지 3년째에.

하지만 그 시간이 헛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노력하고 도전한 시간이 모두 공부가 되었으니.

나는 오래 걸릴 편이었고, 나보다 더 빨리 데뷔하는 사람도 많다.


    2) 매니지에 직접 투고를 한다.

장점: 자신의 글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매니지(웹소설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해도 된다. 매니지 홈페이지에 가 보면 원고 투고 응모를 위한 이메일 주소를 공개해 놓는 곳들이 있다. 문피아에 던져 놓고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직접 매니지와 편집부의 판단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택이 되면 바로 그 매니지와 계약을 맺는다.


단점: 적어도 웹소설을 어떻게 쓰는 건지, 어떤 웹소설이 인기가 있을지는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니지에서 바로 퇴짜 맞을 확률이 높으니까. 쌩초보에게 권할 만한 선택지는 아니다. 매니지와의 정산 비율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지 못한다. 문피아에 연재하다가 러브콜(컨택)을 받는 경우와 자신이 먼저 계약해 달라고 머리를 들이미는 경우. 어느 쪽이 작가에게 유리한지는 뻔한 사실. 하지만 실력만 좋다면 이건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3) 공모전에 응모한다.

장점: 문피아뿐만 아니라 조아라, 블라이스 등 찾아보면 많은 곳에서 웹소설 공모전을 연다. 여기에서 당선되면 당연히 작가로 데뷔할 수 있다. 상금도 받고 웹소설도 빵빵하게 지원해 준다. 웹툰 지원을 해주는 곳도 있다. 당선이 되기만 한다면 꽃밭이다. 신인이어도 상관없다. 독자가 아니라 심사위원이 오로지 글만 보고 평가해 줄 테니까.


단점: 당선이 어렵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경쟁률이 장난 아니다. 상금이 큰 공모전은 초보뿐만 아니라 기성 작가들도 많이 도전한다. 사람들이 안 몰리는 공모전은 상금이 적거나 함정 조건이 있는 경우도 있다. 공모전은 대부분 일 년에 한두 번이기 때문에 그것만 노리다가는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4) 아카데미 강좌를 수강한 후 아카데미를 통해 데뷔를 한다.

장점: 모르는 것을 아카데미를 통해 배울 수 있으니 생초보도 도전할 수 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피드백을 해 주니까 뭘 잘못 썼는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높은 확률로 아카데미를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면 그곳과 연결된 매니지를 통해 작가 데뷔를 할 수 있다.


단점: 비싸다. 아카데미에서 가르쳐 주는 건 책이나 유튜브, 무료 강좌, 인터넷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혼자 배울 수 있다. 강사진의 피드백을 받다 보면 계속 글을 엎어야 하는 무한 수정의 굴레에 빠질 위험도 있고, 자칫 (안 그런 곳도 많겠지만, 아주 일부는) 가스라이팅을 당할 수도 있다. 아카데미와 연결된 매니지를 통해 계약하고 데뷔할 때 (안 그런 곳도 많겠지만, 아주 일부는) 아카데미에 일정 비율을 줘야 해서 작가 정산비가 줄어들 수도 있다. 이후에 독립해서 아카데미의 피드백 없이 혼자 글을 쓸 때 오히려 더 불안해지기도 한다.



2. 매니지와 작가의 정산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일반적으로 작가와 매니지의 정산 비율은 7:3이다. 이건 첫 작품을 쓰는 신인 작가도 마찬가지다. 혹시라도 당신이 신인 작가라 시장성이 없다며 매니지에서 6:4, 5:5 등의 비율을 제시한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접으시길.


다시 말하지만 신인이어도 7:3이 기본이다. 아, 혹시나 싶어 말한다. 7:3이라고 할 때 작가가 7이고 매니지가 3이다.


이건 전자책 시장이라는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종이책 시장에서는 저자 인세가 잘해야  10%(그러니까 1:9 - 작가가 1이다)니까. 전자책에서는 인쇄 비용, 저장과 유통 등에서 비용을 확 줄일 수 있어서 저자 비율이 더 높다.


인기 기성 작가이거나 전속 계약 여부, 계약 기간 등에 따라 7.5:2.5, 8:2, 심지어는 9:1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매출에서 작가가 7을 다 가지는 건 아니다. 전자책 판매 플랫폼(문피아, 시리즈, 카카오, 리디, 교보문고 등)에서 30~50%를 먼저 떼어간다. 그리고 남는 금액에서 작가와 매니지가 7:3으로 나누는 것이다.



사진: UnsplashDylan Gillis


3. 매니지가 하는 일이 뭐예요?


아까도 말했듯 전자책은 종이책과 달리 인쇄, 저장, 유통 등에서 유리하다. 그럼 매니지가 하는 일은 뭘까? 어떤 일을 하는데 플랫폼 비용을 제외하고 30%를 가져가는 것일까?


    1) 교정, 교열, 편집

작가가 아무리 신경 써서 글을 집필해도 필연적으로 오타가 나올 수 있다. 매니지에서는 작가 담당 편집자가 있어서 웹소설을 교정, 교열, 편집해 준다. 오타나 맞춤법 틀린 것을 바로잡아 주고, 때로는 글의 개연성이나 작품 방향성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 준다.


    2) 플랫폼 심사

문피아에는 개인이 직접 글을 써서 올릴 수 있지만, 시리즈나 카카오 같은 곳은 개인이 글을 올릴 수 없다. 이런 경우 매니지를 끼고 원고를 넣어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에 통과해야만 그곳에서 웹소설을 연재할 수 있으니까. (가끔 매니지 없이 직투고를 받는 경우도 있다.)

매니지에서는 작가와 상의해서 어느 플랫폼에 작품 심사를 을지 결정하고 그곳에 대신 심사를 넣어준다.


    3) 표지 제작 및 홍보

웹소설 표지를 만들어 준다. 일러스트레이터를 섭외하고 표지 아이디어를 전달하여 완성품을 만든다. 물론 표지 제작 비용은 매니지가 댄다. 그 외로 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웹소설 홍보도 한다.


    4) 전자책 제작

일일 연재가 끝나면 완성된 웹소설은 전자책으로 만들어 전자책 판매 사이트(교보문고, 리디 등등)에 유통한다. E-PUB 형태의 전자책 만드는 일도 매니지가 한다.


    5) 판매, 유통

어느 한 플랫폼에서 독점 연재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플랫폼에도 판매가 된다. 이때 매니지는 다른 플랫폼과 프로모션 내용과 기간 등을 협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피아, 카카오, 시리즈 등 큰 곳만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전자책 판매 플랫폼이 많다. 무려 스무 군데 가까이 된다. 매니지는 그런 곳들과 일일이 연락하고 내 웹소설을 판매하며 관리해 준다.


    6) 작가 케어

매니지에서는 작가 케어도 함께 해 준다. 글이 막혀서 써지지 않을 때 원고 전개 방향과 편집 방향을 함께 고민해 주기도 하고, 열심히 작업하라고 으쌰 으쌰 응원을 해 주기도 한다. 별거 아니더라도 "작가님 글 재미있습니다. 끝까지 힘내서 집필해 주세요." 이런 문자 한 통이 작가에게는 꽤 힘이 된다.


또한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는 명절 선물도 준다. 크고 비싼 건 아닐지라도, 원래 명절엔 햄만 받아도 행복한 법 아니겠는가.



4. 선인세는 뭔가요?


매니지와 계약을 하게 되면 선인세를 받게 된다. 아예 안 받을 수도 있고, 적게는 몇 백에서 많게는 몇 천만 원까지 받기도 한다. 선인세는 뭘까. 많이 받으면 좋은 건가?


    선인세란.

선인세는 자신이 앞으로 글을 써서 받게 될 인세를 미리 당겨서 받는 거다. 쉽게 표현하자면 월급을 가불 해서 받는 거다. 월급 외에 따로 받는 보너스가 아니다. 나중에 소설을 써서 판매하게 되면 자신이 먼저 받았던 선인세를 제할 때까지는 인세를 못 받는다. 선인세를 넘는 금액을 벌어야 그걸 제하고 나머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니 선인세를 무턱대고 많이 받는다고 좋은 건 아니다. 간혹 소설 판매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 자신이 먼저 받았던 선인세도 다 까지 못하기도 하니까. (그렇다고 매니지에 받은 선인세를 갚거나 토해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인기 작가라면 선인세를 많이 받더라도 출간되는 즉시 선인세를 제하고도 그걸 넘는 돈을 벌 수 있으니 상관없겠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왜 선인세를 받는 걸까?

매니지와 계약을 맺고서 실제로 웹소설을 출간하게 될 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 플랫폼 일정이나 표지 제작 일정도 영향을 미치고, 카카오나 시리즈와 같은 대형 플랫폼의 경우 어느 정도 비축을 쌓아야 론칭 날짜를 잡아주기도 한다.


또한 플랫폼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고 해도 플랫폼에서 매니지로 익익월에 정산해 주는 경우가 보통이라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후에 자신의 통장에 돈이 들어오기까지 적게는 석 달에서 때로는 반년이 훨씬 넘게 걸리기도 한다.


그 기간 동안 아무런 수입이 없다면 글을 쓰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니 선인세는 그 기간을 위한 동력이라고 보면 된다. 어쨌든 선인세를 많이 준다고 좋은 매니지도 아니고, 선인세를 적게 준다고 나쁜 매니지인 것도 아니다.


선인세를 받을지 말지, 얼마나 받는 게 좋을지는 작가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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