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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Jul 04. 2024

꾸준히 쓰세요

써야 는다

준비하다 날 샌다


웹소설 한 편에 5천 자가 넘어?

매일 한 편씩 써야 한다고?

최소 200화, 기본이 3~400화? 장난해?


처음 웹소설 작가가 되겠다고 덤벼든 초보라면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할지 엄두가 안 날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나는 준비 기간을 꽤 길게 가졌다.


준비하고, 또 하고. 책 읽고, 무료 K-Mooc 강좌 듣고, 무료 인터넷 강좌 듣고. 시놉시스와 트리트먼트 만들고, 캐릭터 구상하고. 이것도 그냥 대충 하지 않았다. 캐릭터를 구상할 때면 내가 떠올린 이미지와 비슷한 사진까지 찾아서 첨부하고, 딱 어울릴 만한 캐릭터의 이름을 짓는 데도 며칠이 걸렸다.


문피아에 처음 도전했던 글이 아무런 호응도 못 얻고 사라진 이후로는 더 심해졌다. 이번에는 만회하길 바라면서 만전을 기하고 공을 들이는 거다.


하지만. 준비만 하다 날 새는 수가 있다.



써야 는다


준비? 좋다. 필요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뛰어드는 건 무모한 짓이니까. 하지만 반대로 내가 준비'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도전하기가 겁나서, 또 실패할까 두려워서,
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뭔가 '하고' 있다고 날 속이기 위해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나도 비슷했다.


도전한 지 3년 만에 유료화에 성공하고 웹소설 작가로 데뷔했다고는 하지만, 돌아보면 실제로 글을 쓴 날보다 공부하고 준비하거나 구상하던 날이 더 많았던 건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걸어가야 알 수 있다. 내가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얼마만큼 걸었는지.

사진: UnsplashLogan Armstrong



유튜브 채널 <작가친구들>에서 소울풍 작가의 라이브를 보던 중 이런 주제가 나왔다. 누군가가 질문을 던진 것이다.


SF는 인기가 없다는데 써도 될까요? 요새 선협물 괜찮나요.

내용이 비극이거나 묘사가 많거나 주인공이 많은 웹소설은 인기가 없나요?


이렇게 고민하는 건 당연하다. 한번 줄거리를 짜고 캐릭터를 만들어서 최소 10~25화 정도를 써 보려면 한두 달은 금방 지나가니까.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왕이면 시작하기 전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소울풍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고민할 시간에 쓰세요.
바로 문피아에 연재해 보세요.


써야 실력이 늘고, 써 봐야 이게 인기가 있을지 써도 괜찮은 주제인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소재인지 알게 되니까.


글은 써야 는다. 쓰지도 않고 머릿속으로 구상만 해서는 글쓰기 실력이 절대로 늘지 않는다. 김중혁 작가는 <뭐라도 되겠지>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간은 늘 우리를 쪽팔리게 한다. 우리는 자라지만, 기록은 남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기록은 정지하기 때문이다. 자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쪽팔림도 없을 것이다. 반대로, 쪽팔림이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p. 17)


지금에 와서 읽어 보면 내 초기작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이만큼 걸어 보니 내가 있던 곳이 더 잘 보인 까닭이다.


자신이 쓴 글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그만큼 자신이 성장했음을 깨닫고 싶다면.

지금 당장 글을 써 보자.

써야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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