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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Jul 08. 2016

낯선 사람의 친절

때론 낯선 사람의 친절이 마음을 움직일 때가 있다.

우리가 힘이 들 때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의 응원과 격려는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때로는 그들의 말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사라져갈 때도 있다.


당연히 다 잘 될 거라고 말하겠지.

당연히 내가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하겠지.

내가 가족이고, 친구니까.

혈연으로 우정으로 연결되어 있고, 자주 얼굴을 봐야 하니까.

힘든 나를 보고 영혼 없이 반응을 보이는 거겠지.


당연한 사람들의 당연한 응원.

그들이 진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삐뚤어진 내 마음은 고마워할 줄 모르고 그들이 의무감으로 자길 응원한다고 생각한다.

캐서린도 그랬다.


회사에서도 잘리고, 집은 대출금을 못 갚아 넘어가게 생겼다. 자신이 못난 사람이라는 생각에 한없이 우울해지던 캐서린. 어느날 친구는 기분전환도 할 겸 캐서린을 음악 축제에 데리고 갔는데, 거기에서 장신구를 파는 가게에 들르게 된다.


캐서린은 아름다운 목걸이를 하나 발견하고 너무 예쁘다고 칭찬을 했다. 그러자 주인이 목걸이를 사겠냐고 묻는다. “사고는 싶지만, 저 금방 길거리에 나 앉게 생겼어요.” 캐서린은 곧 홈리스가 될 자신의 처지를 얘기해주고 가게를 나왔다.


축제 현장을 이리저리 구경 다닌 지 30분쯤 되었을까, 누군가가 캐서린의 어깨를 톡톡 쳤다. 뒤돌아보니 장신구 가게 주인이다. 그는 “일이 다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라면서 그 목걸이를 캐서린 손에 쥐어주고는 사라져버렸다.


“I hope things get better soon” and poof! He was gone. I realized then there is still great kindness in the world, and I do matter.
“일이 다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 그러고는 그 사람은 짠 하고 사라져 버렸어요.
나는 그때 세상에는 아직도 위대한 친절함이 남아 있다는 걸,
그리고 나도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죠.


그가 내민 건 목걸이나 꽃이 아니라, 따스한 마음이었을 거다.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모든 일이 다 잘 풀리기 시작했다. 캐서린은 새로운 직장도 구했고, 미처 몰랐던 구제 프로그램도 알게됐는데, 대출금을 18개월에 걸쳐 나눠내도록 유예기간을 주고 경제적 자립도 도와주는 서비스였다.


One single act of kindness from a stranger changed my life forever.
낯선 이의 친절한 행동 하나가 내 인생을 영원히 바꿔 놓았어요.


인생이 바뀐 건 단지 그 친절함 하나 때문만은 아닐 거다. 하지만,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고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이, 다시 만날 일도 없는 사람이 대가 없이 베푸는 친절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구나.

단지 친구나 가족이라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를 신경 써주는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된다.


이건 우리가 친절한 금자씨는 아닐지라도, 가끔은 낯선 이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이야기 출처: O magazine에 실린 Katherine Tripp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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