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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Jul 14. 2016

영어 발음을 좋게 만들어줄 사소한 꿀팁

원어민 발음도 한 걸음부터

이번 글에서는 영어 발음이 아주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좋다고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영어 발음 고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작은 팁을 알려주고자 한다. 물론 이 팁을 알고 있다고 해서 단숨에 발음 고수가 되긴 어려울 것이다. 다만, 발음 고수가 되는 길에 첫걸음을 내디딜 수는 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1)   길고 짧은 건 발음해 봐야 안다? - 장단음 지키기


영어에는 강세가 중요하며, 음의 높낮이나 말소리의 크고 작음이 큰 역할을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영어에서는 음의 길고 짧음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말에도 음의 길이에 따라 뜻이 바뀌는 단어들이 있다. 예를 들어 얼굴에 있는 ‘눈’은 그냥 짧게 [눈]이라고 하지만, 겨울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길게 [눈:]하고 발음해줘야 한다. 우리가 땅을 딛고 서 있는 것은 [발]이고, 햇빛을 가리기 위해 문에 걸어 놓는 것은 [발:]이다.


영어 단어는 발음의 길고 짧음에 굉장히 민감하다. 모두가 단어의 장단음을 지켜서 발음하기 때문에, 그걸 무시하고 발음하게 되면 상대방이 못 알아듣거나, 다른 단어로 오해하는 일이 종종 일어날 수 있다. 분명히 R도 열심히 굴렸고, 어려울 게 없는 단어인데도 원어민이 내 발음을 못 알아듣는다면 자신이 단어의 길이를 제대로 신경 써서 발음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에 나오는 단어들의 발음을 비교해 보자.


장음과 단음


sheep (양) [쉬잎]                    ship (배) []

eat (먹다) [이잍]                      it (그것) []

beat (때리다) [비잍]                bit (조금) [비트]

heat (열) [히잍]                       hit (때리다) [힡]

read (읽다) [뤼이ㄷ]                rid (없애다) [륃]

seat (자리, 좌석) [씨잍]           sit (앉다) [씥]

peak (정상) [피잌]                  pick (고르다) [핔]


이렇듯 R이나 f 등 기본적인 발음뿐만 아니라, 단어의 강세나 음의 길이까지 신경 써서 발음해 준다면 발음 고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2)   돌다리 알파벳도 두드려보고 읽자


k는 [ㅋ] 발음이 나고, g는 [ㄱ] 발음이 난다는 건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 자기가 아는 규칙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자만하는 순간 당신에게도 ‘깨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깨씹 사태


어느 외국인이 한글을 배울 때 겪었던 일이다. 한글은 뒷글자가 ‘ㅇ’으로 시작하고, 앞글자에 받침이 있으면 그 받침이 뒤로 넘어가며 발음이 된다. ‘발음’은 [바름]으로, ‘맛있다’는 [마싣따]로 발음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 규칙을 알고 있었던 한 외국인이 친구들과 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한참 맛있게 고기를 먹다가 야채가 떨어지자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고 한다. “이모, 여기 깨씹 더 주세요!”


깨씹?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깻잎’이었다. 하지만 ‘깻잎’이 [깬닙]으로 발음된다는 걸 몰랐던 그는, '깻'에 있는 ‘ㅅ’ 받침을 뒤로 넘겨서 [깨씹]이라고 말해 버린 거다. 한글을 아니까 다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외국인의 실수담이 그리 낯설지 않은 건 왜일까? 알파벳이 내는 발음은 다 안다고 자만하다 보면 누구라도 이런 ‘깨씹 사태’를 겪을 수 있다. 아는 알파벳도 두드려보고 발음하자.


양들의 침묵


양들만 침묵하는 건 아니다. 스펠링 중에서도 침묵하는, 묵음인 것들이 있다. Know(알다)나 knife(칼)에서 맨 앞에 있는 k가 발음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의외로 이런 단어들이 꽤 있으니 항상 잘 확인하자. 예전에 ‘찬장’이라는 뜻의 cupboard를 보고 ‘컵보드’라고 발음해서 창피했던 적이 있다. Cup도 아는 단어고, board도 아는 단어니까 당연히 ‘컵보드’라고 발음될 거라고 생각했던 거다. 여러분은 나처럼 창피당하지 마시고 미리미리 확인하시길.


     a) 단어 첫 글자가 묵음인 경우

knob (문 손잡이) [납]                              

knot (매듭) [낱]

gnaw (갉아먹다) [너어]                           

gnash(이를 갈다) [내쉬]

heir (상속자) [에어]                                 

honor (영광) [아너]        

psychology (심리학) [싸이칼러쥐]          

pneumonia(폐렴) [나모우니어]


     b) 단어 끝 글자가 묵음인 경우

climb (오르다) [클라임]      

bomb (폭탄) [밤]

autumn (가을) [어텀]         

column (기둥) [칼럼]        

solemn(장엄한) [쌀럼]        

corps (단체, 부대) [커어]


     c) 단어 중간이 묵음인 경우

cupboard (찬장) [커버ㄷ]  

receipt (영수증) [리씌잍]   

design(디자인) [디자인]

hasten (서두르다) [헤이 쓴]

soften(부드럽게 하다) [쏘픈]

doubt (의심하다) [다웉]    

salmon (연어) [쌔먼]        

calf (송아지) [캐ㅍ]          

freight (화물) [프로잍]      

aisle(통로) [아일]        



a 다르고 a 다르다.


우리말에서는 ‘아’는 어디에 와도 항상 ‘아’ 발음이 나지만, 영어에서는 a가 단어에 따라서 ‘아, 애, 어, 에이, 에어’ 등으로 다양하게 발음된다. 우리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고 하지만, 영어에서는 “a 다르고 a 다르다”고나 할까.


‘아’로 발음되는 경우      

arm [암]                  army [미]


‘애’로 발음되는 경우       

apple [쁠]               agony [거니]


‘어’로 발음되는 경우       

around [라운ㄷ]     among [멍]


‘에이’로 발음되는 경우    

age [에이쥐]               agency [에이전씨]


'에어'로 발음되는 경우

area [에어리어]         ariel [에어리얼]



한 입으로 두 말하기


하나의 알파벳이 단어에 따라 여러 개로 발음되는 경우는 꽤 많다. 위에 언급한 a도 그렇지만, 주로 모음들은 단어에 따라 다양하게 발음이 변한다. 그런데 자음 중에서도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아니, 한 알파벳인데 두 개로 발음되는 것이 있다. G는 뒤에 a, o, u 모음이 올 때는 항상 [ㄱ] 발음이 된다. 하지만 뒤에 e, i, y 모음이 올 때는 때에 따라서 [ㄱ]이 되기도 하고 [ㅈ]이 되기도 한다.


G가 a, o, u 모음 뒤에서 [ㄱ]으로 발음되는 경우

gas (가스) [ㅅ]               game (게임) [임]

go (가다) [우]                 goal (목표) [울]

guess (추측하다) [게ㅅ]    gun(총) []


G가 e, i, y 모음 뒤에서 [ㄱ]과 [ㅈ]으로 발음되는 경우

get (얻다) [겥]                   geek (괴짜) [기잌]              

gem (보석) []                 gene (유전자) [인]


girl (소녀) []                   give(주다) [기ㅂ]

giant (거인) [자이언트]     ginger(생강) [저]


gynecologist (부인과 의사)[가이너칼러지ㅅㅌ]

gym(헬스클럽) []           gypsy (집시) [쥡시]



3)   소리 내어 읽기


어 발음을 좋게 만들어줄 사소한 팁, 그 마지막은 바로 “소리 내어 읽기”이다. 영어를 소리 내어 읽는다는 게 쑥스럽기도 하고, 차마 못 들어줄 발음이라 민망하기도 하겠지만 의외로 꽤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소리를 내어 읽으면 자신이 그 단어의 발음/강세 등을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 바로 확인이 되니까.


영어 실력에 비해 발음이 안 좋은 사람들은 대개 영어를 눈으로만 읽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아는 단어도 많고, 빠른 시간 안에 독해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발음을 연습하지 못해서 그렇다. 읽고 해석해야 할 영어 기사가 넘치겠지만, 토익이나 토플 시험을 보려면 빠른 시간 안에 눈으로 읽고 요점을 잡아내는 게 중요하겠지만, 영어 발음을 좋게 하고 싶다면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발음이 뭣이 중헌데? 하는 분이 계시다면 아래 예문을 살펴보자.


유재석 씨 사인을 받고 싶어요.

그 소방관의 사인은 과로사였다.

연예인은 공인인가, 사인인가.

감독이 도루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누구나 읽으면 뜻은 다 안다. 하지만 발음을 해 봐야 ‘사인’의 정확한 발음이 어떻게 되는지, 발음에 따라 뜻이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할 수가 있다. 첫 번째와 네 번째는 [싸인]이라고 발음해야 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사인]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적혀 있는 글자는 똑같은데, 발음에 따라 단어의 뜻이 바뀌는 것이다. 이를 극명하게 대비해보고 싶다면 네 개의 문장을 모두 [사인]이나 [싸인] 중 하나의 발음으로만 읽어보자. 굉장히 어색할 뿐만 아니라, 말 뜻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발음 그까짓 거, 하고 넘어가다 보면 막상 외국인과 만나 대화를 할 때 말 뜻이 통하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러니 독해가 가능하다고 해서, 단어의 뜻을 안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하자. 언어는 눈으로 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듣고 따라 말해야 한다.


소리 내어 읽으려면, 당연한 얘기지만 사전을 찾아서 발음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사전을 찾아보라는 말이 지겨울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계속 같은 말을 한다는 건 이게 그만큼 기본적이고, 중요하다는 뜻이다. 바로 물어보고 확인해 줄 원어민 친구가 상시 대기하고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사전을 끼고 사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알아낸 정확한 발음으로 매일 10분, 단 5분이라도 소리 내어 읽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눈이 알고 있는 단어를 입도 알게 하자.
보고 뜻을 아는 단어는 발음도 할 수 있게 연습하자.


이 글에서 지금까지 언급한 것들은 말 그대로 정말 ‘사소한 팁들’이다. 영어 발음에 관해서만 말하래도 책 한 권은 족히 쓸 수 있고, 강의를 하려 해도 한 달 분량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나온 사소한 팁들이라도 잘 활용한다면 당신의 영어 발음도 한 뼘쯤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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