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밖으로 나온 말은 힘이 세다.
잠을 깨우는 모닝커피처럼
무지에서, 편협한 사고에서, 무기력한 일상에서 나를 일깨우는 말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의 대명사인 영화 <러브 스토리>. 영화를 직접 보진 않았더라도 영화 속 명대사는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야.
온갖 역경을 이기고 결혼에 골인한 행복한 커플 제니와 올리버. 그러나 여주인공 제니는 곧 백혈병에 걸려 죽게 된다. 제니는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올리버에게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는 거 아니야."라며 위로해준다. 제니가 죽고 난 뒤, 이들의 결혼을 줄기차게 반대했던 올리버의 아버지가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올리버 역시 아버지에게 같은 말로 대답을 해준다.
헌데, 올리버를 연기했던 배우 라이언 오닐은 그로부터 2년 뒤 또 다른 영화 <왓츠 업 덕>에서 같은 대사를 하는 주디(바브라 스트라이샌드)에게 이렇게 말한다.
Judy :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Howard : That's the dumbest thing I ever heard.
주디: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야.
하워드: 그건 내가 들어본 말 중에 제일 바보 같은 소리야.
아련한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이 불과 2년 만에 그 명대사에 핵펀치를 날렸다는 소소한 재미는 차치하고라도, 이 말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미안하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걸까. 그건 정말로 멍청한 소리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우린 말로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하고, 더없는 위로를 받기도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해받고 싶어한다. 나의 고통을, 나의 희생을, 외로움과 괴로움을, 기쁨과 행복을, 그리고 나의 결정을. 진심에서 우러난 말 한 마디로 우리는 우주를 선물해줄 수 있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은 힘이 세다.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해주자.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 <왓츠 업 덕>이 오래된 영화(1972년작)이다 보니 한국어판 제목이 통일되지 않아서 어떤 경우에는 <연애 대소동>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이 될 때도 있다. 여기에서는 Daum 영화에 나오는 제목을 그대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