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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loco Jun 13. 2018

선택 2018! 스웨덴전 대한민국 포메이션은?

: 어차피 내 맘대로 될 것도 아닌데, 뽑기라도 해보자!

  

  월드컵 분위기, 정말 안 난다. 안 나도 너무 안 난다. 나름 스포츠 덕에 돈 벌어먹고 사는 사람인데 갈수록 걱정이다. 어젠 미국과 북한 양국의 정상이 만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고, 오늘은 지방 선거가 메인 요리였다. 당장 내일이 월드컵 개막인데 끼어들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 다음으로 가장 큰 스포츠 빅이벤트가 이렇게 무너지다니. 이게 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지지부진......아니다. 러시아 월드컵, 시간대가 예술이다. 첫 경기가 밤 9시. TV로 보기에 너무 좋다. 우리나라가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이기는 순간, 모든 게 달라질 거다. 아침을 맞이하는 꼬끼오 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제 튀겨질지 모르니까...!


마이 페이버륏 치킨, b*c 핫후라이드. 다들 잘 안 먹는 메뉴인데 생각보다 괜찮다.


   그러니까, 첫 경기가 중요하다. 아무리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멕시코전도 물론, 아 물론 중요한데, 성적으로도 월드컵 분위기로도 살리고 살리고~ 하려면 스웨덴을 잡아야한다. 그럼 어떻게 이겨야하는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상대를 아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전력을 잘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거다. 사실 승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가 잘 하는 건 못하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건 잘하게. 이거 아닌가? 그리하여 상대와의 상성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필요한데 그 시작이 포메이션이다. 어느 위치에서 어느 선수가 제일 잘 뛸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 자. 여기 몇 개의 후보가 있다. 어디 한번 살펴보고 무엇이 마음에 드는지 선택을 해보자. 아, 여기에 후보자 음주운전이나 폭행 상해죄 같은 경력은 없다. 안심하시라.

민심은 필요 없어요. 신심(申心)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죠


   기호 1번)  4 – 4 - 2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가 가장 잘 사용했던 포메이션이다. 최종 예선과 A매치를 거치며 시원하게 잘했다는 느낌을 준 기억이 몇 없는데, 그 중 괜찮았던 게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경기다. 고요한으로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전담 마크하면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갔는데 물론 우리나라 홈에서 했다는 걸 감안하고도 꽤 괜찮은 경기력이었다. 또 상대적으로 신태용 감독이 그동안 연령별 대표팀에서 3백을 사용했을 때 그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 4백이 정답이라는, 축구팬에게는 강력한 선거(댓글) 구호가 생겨난 것이다.

   박주호 – 김영권 – 장현수 – 이용. 왼쪽 풀백부터 보면 그러하다. 홍철과 김민우가 수비력과 높이에서 약점을 보이기 때문에 박주호가 소속팀과 다르게 왼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의 이용과 가운데 장현수는 이견이 없는 상태. 나머지 한 자리가 미정인데 월드컵의 경험이 있는 김영권이 좀 더 앞서 나가는 상태다. 이렇게 되면 역대급으로 악플을 수집한 두명의 중앙 수비수 조합이 탄생...... 그동안의 경험으로 버텨내느냐, 역시 그럴 줄 알았다가 되느냐의 싸움될 예정이다.

  이승우 – 기성용 – 구자철 – 이재성. 권창훈과 이근호의 이탈, 이청용의 엔트리 탈락으로 사이드에서 플레이를 풀어갈 선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재성이 무조건 선발. 별일 없다면 3경기 모두 선발일 텐데 우선 생각나는 짝꿍으로는, 이승우다. 신태용 감독의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 선발로 플레이하는 것에 무리가 없다는 점, 큰 경기에 강하다는 점 등등의 이유가 그러하다. 70여분을 성공적으로 플레이한 다음 김신욱 혹은 문선민 자원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중앙의 기성용은 이재성과 함께 가장 먼저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적을 수 있는 선수다. 나머지 한 자리가 고민. 유력한 선택은 구자철이다. 이유는 김영권과 같다. 월드컵을 해본 경험. 그리고 스웨덴과의 경기가 점유율보다 압박, 전방에서의 수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정우영보다 좀 더 직선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즐겨하기 때문이다.

   손흥민 – 황희찬. 설마 김신욱이 선발로 나오지 않겠지? 김신욱이 못한다고 뭐라 하는 게 아니라 그를 활용할 전술을 사용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서. 그러니까, 최전방의 황희찬부터 이승우 손흥민 구자철 이재성이 두 번째 라인에서 스웨덴의 수비진을 압박하고 뒷공간을 노리는 거다.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고, 뺏어내서 빠른 돌려치기로 공격. 슛! 아, 어림없는 볼.... 이 왜 때문에 생각나는거지 남미 캐스터처럼 외쳐야한다. 골~~~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고르골~~~~ 아. 참고로 골키퍼도 김승규다. 월드컵은 경험이라니까. 나가본 적도 없는 놈이 뭔 경험을 그렇게 찾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많이 뛰지만 투박한데 또 의외성이 있는 구자철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나온다면.....

   기호 2번)  3 – 4 – 1 - 2
   기호 1번의 장점은 경험이었다. 4백의 익숙함과 월드컵의 자산이 어우러진 포메이션.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사이드의 자원이 풍요롭지 않은 점, 상대가 전형적인 투톱의 플레이를 즐겨 사용한다는 점에서 3백으로의 전환도 고려해볼만 하다. 만약 두 팀 다 4-4-2 같은 전형으로 붙는다면 개인적 역량과 전술의 완성도에서 승패가 갈릴 텐데 조직력 스웨덴은 익숙하다 못해 완고한 느낌까지 주기에 우리가 상대하기에 쉽지 않다. 너무 굳어져서 변함이 없을 상대에 균열을 내려면, 오히려 도전적인 포메이션이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

   김영권 – 장현수 – 윤영선(오반석). 최근 3백이 다시 떠오른 건, 4-2-3-1이나 4-3-3의 포메이션 흐름에서 2명의 공격수를 사용하는 4-4-2 전형으로 대세가 넘어갔고 이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3명의 수비수를 고정시켰기 때문이다. 예전의 홍명보 리베로 시절의, 두명의 스토퍼로 개인 마크하고 한 명이 커버해주는 시스템이 아니다. 가운데 수비수가 빌드업에 관여하는 좀 더 공격적인 3백이라고 해야 하나. 무엇이 되었든 일단 양쪽 두 명은 버텨야한다. 발기술보다 개인 수비력에 강점이 있는 윤영선 혹은 오반석의 중용으로 이를 실현하는 거다. 물론, 4백의 김영권보다 3백의 김영권이 더 잘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 게 문제지만.

   박주호 – 기성용 – 정우영 – 이용. 박주호 대신 김민우나 홍철을 선택할 수도 있다. K리그에서 수원은 3백을 꽤 자주 사용하는 팀이었는데 김민우나 홍철은 공격적 재능을 앞세워 좋은 모습을 보였다. 4백보다 훨씬 더. 그러나 높이라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 때문에 선발이 쉬워보이진 않는다. 정우영의 자리는 구자철이 나올 수 있다. 공격력과 경험을 앞세우면 말이다. 그러나 일단 골을 먹히지 않는다가 우선이어야 한다면 정우영이 좀 더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

   손흥민 – 황희찬 – 이재성. 두 명의 공격수는 그대로다. 홍철이 나올 경우 김신욱이 황희찬 대신 선발로 뛸 수 있지만 스웨덴을 상대하기에 좋은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뒷공간을 노리겠다는 것도 ‘트릭’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재성은 1의 자리에서 자유롭게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 중앙과 좌우를 가리지 않고. 혹은 주로 중앙과 오른쪽에서, 손흥민이 왼쪽과 중앙에서 플레이할 수도 있겠다. 아. 여기서도 키퍼는 조현우다. 유효슈팅을 막아내는 능력도 좋고 큰 키를 바탕으로 공중볼 처리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순수하게 막는 능력으로만 치면 조현우가 맞다. 맞는데. 단점이라면 경험. 그리고 그 경험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 판단의 문제가 문제. 문제는 이 문제가 단 한 번의 문제로 월드컵 전체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게 문제.

한 경기만 버텨내면 된다. 그러면 그동안의 실수는 모두 사라진다.


   기호 3번) 4 – 2 – 3 – 1
   전임 감독인 슈틸리케 시절부터 애용하던 전술이다. 팀 전체적으로 단단함을 가져갈 수 있지만 무딘 공격을 자랑할 수도 있다. 뭐 어차피 빌드업으로 공격을 만들어서 득점할 자신이 없다면, 이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4백은 4-4-2와 동일. 앞에 2자리는 기성용 – 정우영이. 그 위에 3자리는 손흥민 – 구자철 – 이재성. 그리고 원톱에 황희찬. 어떤가. 듣기만 해도 어떤 경기일지 뻔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단단함으론, 라인만 잘 갖춘다면 이게 최선의 방법이다.

이 할아버지 왠지 기호 3번 고를 것 같이 생겼는데. 기분 탓이겠지? 


   어떤 후보가 유력한지, 당선 확실인지 나는 모른다. 그냥 내가 뽑고 싶은, 뽑힐 것 같은 후보를 만들어봤을 뿐이니까. 그리고 중요한 건, 포메이션이 아니다. 전형은 경기를 풀어가는 큰 틀, 큰 그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각 라인의 간격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 그 간격 안에서 상대를 얼마나 괴롭게 만드느냐, 어떤 부분 전술로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느냐, 또 어떤 약속된 움직임으로 우리의 약점을 커버하느냐가 관건이니까. 전형을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긴 하지만 세세한 것까지 우리가 알 수는 없다. 그것은 말 그대로 그 팀의 비법이자 필승 전략이니까. 그렇지만 가뜩이나 분위기도 나지 않는데. 내 맘대로 좀 뽑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당신도 한 번 뽑아보시라! 이렇게 예측해서 맞아 떨어지면 그렇게 축구를 보는 재미도 있으니까. 지구촌 축구 축제, 어떻게든 흥겹게 즐겨야 하는 게 정답 아닙니까! (feat. 치킨은 진리)



20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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