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백로
작은 정원에 하얀 이슬이 내렸다. 오늘은 백로. 가을이 왔다. 상자텃밭도 가을을 맞이하여 일부 정리정돈을 했다. 바질과 파를 심었던 자리는 약간 걷어내고 가을에 볼 만한 꽃들을 심었다. 어디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큰 계획 없이, 목표 없이, 그저 오늘 하루 가벼운 마음으로 흙을 고르고 물을 주고 식물을 심기를.
아직 나는 마음이 좀 무거운 듯 하다. 꽃 일을 마치고 물로 화단의 흙을 쏴~ 하고 정리한다. 무거운 마음도 물에 깨끗이 씻겨 떠내려 가라~ 쏴쏴~~
식물이 심겨져있지 않은 화분 빈 구석에 동네 길고양이들이 가끔씩 똥을 누고는 묻어 놓고 간다. 그런데 오늘은 똥을 싸고(!) 흙으로 제대로 덮지도 않고 갔다. 네 이녀석~~~~! 당분간 여기 화장실은 사용 금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