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리 빨리 가누
이번주는 시간이 참 빨랐다. 체감으로는 한 이틀 지난 것 같은데, 이전에 쓴 글을 보니 거의 일주일이 지나가 버렸다. 뭐 급한 게 있다고 빨리 가는지.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은 쓰기로 했지만, 빠르게 가는 시간으로 인해 긴 텀이 생긴지도 모르고 있었다. 역시 기록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
참 희안하다. 하루 24시간은 똑같은데, 어느날은 빠르고 어느날은 느리고… 나이 들수록 나이 곱하기의 속도로 시간은 흐른다고 했는데, 내 경우 근래 2-3년은 참 느렸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변화가 꽤 있었던 시기였다. 회사를 퇴사하고 입사했다 다시 퇴사했고, 그 사이 고양이 두 마리와 연을 맺었다.
고양이가 왔던 그 시기는 정말 시간을 하루하루 곱씹으며 지난 기분이었다. 아기 고양이가 살 수 있도록 정확한 시간에 밥을 주고, 상태는 괜찮은지 살펴야 했으므로. 그때는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모르게 보냈지만 하루를 아주 충실하게 보냈었다. 그렇게 고양이와의 삶에 적응을 할 때쯤 퇴사를 하고 새로운 나이에 대한 고민을 잠을 이루지 못한 시간을 보냈다.
흘러가는 시간에 무수히 많은 고민을 흘려보냈더니 일분일초를 하나씩 세며 지낸 기분이었다. 시간이 참 느리게 가던 시절이 지나고, 시간이 빠르다고 느끼는 걸 보니 적응된 틀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라 이 속도가 그리 아쉽진 않다.
+ 가능하면 10시 넘어서 글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나도 모르는 자아가 출현해 하이킥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은 이러한 규칙도 무색하게 만든다. 시간이 없어서 라며 중도 포기했던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전처럼 영영 쓰지 않을 거 같아 작은 규칙을 어기고 짧은 글을 썼다. 기록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한다. 그렇게 해야 덜 부끄러울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