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39. 틈만 나면, 눈만 마주치면

by Aloha J

아침, 방에서 "엄마...."소리가 들린다. 일어났구나 울 애기.

"응, 00이 일어났어?"

"엄마..... 안아줘....."

방문을 열고 반가운 얼굴로 들어가 아이의 볼과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손으로 쓸어내린다.

"예쁜 사람~좋은 꿈 꿨어? 잘 잤어? 사랑해~" 하고 눈을 맞추면 아기 때 보던 모습이 여전히 보인다.

아이 옆에 앉아 두 팔 벌려 안아주려고 하면

"아니 아니.. 엄마 옆에 누워서 꽉 안아주세요." 한다.

아이 옆에 누워 팔베개를 해주고 꼬옥 안아주며 "사랑해, 좋은 아침이야." 하고 나면 아이의 몸짓에서 행복한 기운이 모락모락 느껴진다. 그렇게 순간 또 엄마 품에서 잠깐 잠드는 아이.

"00아, 지금 일어나야 아침 먹고 갈 수 있어."라는 말을 해야 그제야 일어나는 아이.

등원 시간이 10분 늦어질세라 마음은 조급해지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안아볼까. 맘껏 안아줘야지 하는 마음에 아이를 품에 안는다.


아침 준비 하는 동안에도 뒤에 와서 엄마를 안으면 나도 몸을 돌려 아이를 힘껏 안아준다.

밥 먹고 양치하는 동안에도 아이는 내 손을 잡고 거울로 나를 보며 해 같이 웃는다.

뭔가 또 하고 싶은 말이 잔뜩 나오기 전에 "음~양치는 집중해서 알지? 이따 이야기하기!" 하고 잡은 손을 신경써서 잡아준다. 자칫 섭섭해하려다가도 엄마와 맞잡은 손 덕분에 씩씩하게 양치를 마무리한다.


등원길, 오늘 하루 충전용으로 아이를 꽉 안아준다. "사랑해, 엄마가 정말 사랑해.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

하고 아이를 들여다보내고는 유리문 너머로 아이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본다. 내 아이의 멋진 하루를 응원하며 기도한다.


하원길, 교실 문이 열리고 아이가 나온다. "아고! 내 강아지!" 하고 꽉 안아주면 아이는 품에 잠시 있다가 발랄하게 뛰어간다. 다시 엄마에게 돌아와서는 그제야 "엄마!" 하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아이손을 잡고 집까지 가는 동안 하루 종일 보고 싶었던 마음을 담아 다시 꽉 안아준다.

아이는 번쩍 들어서 안아달라고 하지만, 이젠 그럴 무게가 지났... 단다...


집에 와서 씻고 나온 아이는 혼자 씻은 걸 자랑스러워하며 예쁜 표정으로 두 팔 벌리고 온다.

"엄마~!"

폭풍칭찬과 함께 아이를 꼭 안아주고 이마에 뽀뽀해 준다. 이마에 해주는 뽀뽀는 겸사겸사 하원 후 컨디션을 살피는 엄마표 체온 체크. 책장 앞에 앉아 이 책 저책 열어서 보며 오후 햇살을 쬐는 모습을 본다.

"00아!" "네?"하고 엄마를 향해 고개를 든다. "사랑해, 울 아들." "헤헤^^ 사랑해요!"


하원 후 매일 평화로운 날일까. 전혀. 삶은 현실이고, 육아는 리얼이니까. 떼쓰고, 혼나고, 울고,

앉혀놓고 훈육하는 순간이 부지기수인걸.. 하지만 이 모든 요란함 속에서도 우리의 결말은 언제나 품에 안겨서 사랑해로 끝낸다.

이렇게 혼난 날은 유독 밤잠 자기 전 엄마가 무섭게 말해서 속상했다거나, 오늘 슬펐다는 말로 남은 앙금을 다 쏟아내고 자긴 하지만, 위로와 보듬음으로 아이의 밤을 잘 정돈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저녁에도 우리는 수시로, 틈만 나면, 눈이 마주치면, 아니 눈이 마주치지 않더라도 굳이 옆에 가서 안아주고 "사랑해!"를 선물한다. 어쩜 우리의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건 안아주며 하는 '사랑해요'가 아닌가 싶다.

따뜻한 온기와 함께 건네는 사랑고백이 엄마의 부족함을 커버해 주고, 아이의 마음을 매일 잘 닦아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불끈 방안, 어둠 속에서

"엄마, 사랑하고 축복해요."라는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아들.

"엄마도 정~~~ 말 사랑하고 축복해." 하며 아이의 이마에 뽀뽀해 준다.


이틀 전에는 "엄마, 사랑하고 미안하고 축복해요." 란다.

미안하다니.... 자네는 태어난 것만으로도 엄마 인생에 축제구만. 어쩜 엄마가 하는 말을 따라한 건 아닐까.

"아들, 미안해. 사랑해." 했던 말이 아이의 마음에 들어간 게 아닐까...


안아줄 수 있을 때 열심히 부지런히 안아줄 것이다.

사랑한다고 말 해줄 수 있을 때 맘껏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잔소리보다는 너를 믿어주고 사랑하는 마음을 더 건네는 엄마가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강남(에 사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