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미래에서 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지만, 오늘 그의 땡깡은 참을 수 없다 했던가...
익숙한 일상 속에서 아이에게 다정한 표정을 잃을 때가 있다.
순간 아차, 싶어서 다시 아이를 바라본다.
엄마의 지친 표정과 퍼석한 말투를 가만히 받아들였던 아이가 보인다.
아이 이름을 부르고 다가가 힘껏 안아준다.
"사랑해, 엄마가 좀 지쳐서 오늘 울 애기한테 다정함이 부족했네."
그리고 웃으며 아이를 바라본다. 지나가면 다시 만나지 못할 아이의 이 반짝이는 모습을.
엄마의 미소에 아이의 얼굴에 밝은 불이 켜진다.
미안하고 사랑하는 내 아기.
"엄마가 다정하지 않아서 좀 슬펐어요."
품에 얼굴을 묻고 마음을 보여준다.
"미안해. 세상 가장 소중한 우리 00 이인데."
"엄마, 이제 좋은 저녁을 만들어요!"
아이가 나를 응원한다.
자기 전 아이가 어둠 속에서 속삭인다.
"엄마, 난 엄마의 소중한 보물이야."
"맞아! 00 이는 엄마의 소중한 보물~!"
엄마 손을 꼭 잡고 잠드는 아이.
일상에 지칠 때마다 그 그늘이 아이에게 드리우지 않기 위해서 다짐한다.
선물로 받은 오늘이 훗날 간절하게 그리운 하루가 될 텐데...
엄마의 다정함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마다 다시 마음에 주문을 건다.
나는 10년 후 미래에서 왔다. 오늘 하루 7살의 아이를 만나러 온 거다.
그렇게 다시 만나고 싶었던 7살의 너를 만나려고 오늘 하루를 어렵게 선물 받았다.
선물로 받은 기적 같은 오늘을 다시 돌아가서 후회하지 않게 사랑하고 사랑해 줄게.
이 마음으로 다시 아이와의 시간을 채운다.
오은영 박사님의 말처럼, 충분한 사랑을 주기 위해서...
사춘기에 실컷 까먹고도 남아서 다시 돌아올 길이 되어줄 만큼...
그렇게 오늘의 아이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