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청량한 산들바람

낮과 밤의 경계 그 어딘가.

청량한 산들바람 (2021) , 73.1 x 117 cm, 판넬에 종이, 파스텔, 아크릴

'오늘'을 매듭지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인 해질녘. 

해가 질 무렵 그 자체가 참 마법 같은 시간이다. 

하늘은 '오늘'의 무게감을 담고 있는 짙은 색감과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설렘을 담고 있는 밝은 색감이 공존한다. 


365일 여름인 곳에서 잠시간 살다 보니 여름의 해거름이 좋아졌다. 

학생 시절 가슴 깊숙이 차가워지는 밤공기 한껏 들이마시며 도서관 혹은 스튜디오에서 집으로 갈 때 보던 밤하늘의 별들만큼. 

뜨거운 오늘의 열기가 식기 시작하면서 공기는 기분 좋게 촉촉해지고 어디선가 청량한 산들바람이 불어온다. 이 시간에 산책하면 하루 동안 잔뜩 쌓여있던 긴장감으로 한껏 모나진 마음이 다시 몽글몽글해진다. 


낮에서 밤으로 변하는 그 순간에만 볼 수 있는 밝은 야경은 덤이다. 

같은 공간 그리고 익숙한 공간이 이렇게 이뻐 보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밝은 야경은 따뜻하고 아름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