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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낭만 한 조각

시원한 탄산수와 살짝 얼린 파파야는 매력 있지 :)

Aloha,


벌써 2024년의 상반기가 다 끝나간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시간은 왜 이리 속절없이 흘러가는 것일까요. 2024년 하반기는 지금 보다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하와이에서도 시간이 왜 이리 빠르게 지나가는지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지만 딱 하루는 정확하게 요일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만 되면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에서 호텔 투숙객들과 관광객들을 위해 저녁 7시 반 즈음에서 8시 사이에 해변에서 불꽃놀이를 해 줍니다. (시간은 변동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보시길 바랍니다.)


금요일 오후에 일주일 치 장을 봐 와서 빠르게 손질 후 공용 냉장고에 치열하게 자리선점해서 넣어두고, 저녁밥을 먹고 치울 때 즈음 기숙사 부엌에서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가 있는 방향으로 보면 하늘 높이 올라온 불꽃의 일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팡팡팡!' 불꽃이 터지는 소리도 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옵니다.


'벌써 금요일이야?'


오래전 가족들과 처음 여행 왔을 때 숙소에서 보던 바다도 생각나고, 가족과 함께 감색 하늘과 불꽃놀이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던 것도 생각이 납니다. 지금 저기에 있는 관광객들은 얼마나 황홀해하며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있을까 상상해 봅니다. 와이키키에서 금요일 밤을 즐겨 볼까도 싶지만 빨래도 해야 하고 일주일 치 식재료 손질하고 나면 기진맥진해져서 그냥 기숙사에서 쉬는 걸 선택하였습니다.


그러기엔 금요일 저녁이란 시간이 주는 신남이 못내 아쉬워 일주일 동안 고생한 제 자신에게 시원한 탄산수에 살짝 얼린 파파야를 디저트로 선물해 줍니다. 아름다운 감빛 밤하늘을 배경으로 야자수 잎에 걸려있는 영롱한 달과 별들을 보며 이보다 더 아름다운 밤하늘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괜스레 밉기만 합니다. 이 순간만큼은 천천히 흘러갔으면 하는 마음에 시간의 조각을 만지작만지작 거려봅니다.


호놀룰루 마라톤 블꽃놀이로 영상 대체합니다. 블꽃놀이엔 진심인 하와이 입니다 :)


금요일 불꽃놀이 시작 전까지는 현실이었다면 불꽃놀이 이후엔 환상의 세계로 변하는 특별한 섬에서 저는 하와이의 독특한 달콤 쌉싸름한 낭만을 잘 즐기며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도비지만 마음에 여유는 잃지 않았다는 뜻이겠지요. 모든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흘러가는 이곳에서 살다 보니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번주부터라도 일주일 동안 수고한 제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이 무엇일지 찾아보려 합니다. 살짝 얼린 파파야를 대체할 만한 과일이 한국에서는 과연 무엇이 될지 기대됩니다.


2024년 하반기에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모두 한 뼘의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Mah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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