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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의 까슬까슬 마법

윤기 나는 머리 마법약이 필요해!

Aloha,


햇볕이 강렬한 열대 기후 지방에 오래 있다 보면 머리카락도 환경에 맞게 변합니다. 물론 (그리고 당연히) 개인차가 있습니다만 저는 저의 머리카락이 어떻게 변했는지 이야기해 드리려 합니다. 저는 햇빛에 노출된 부분만 검정 머리가 푸석푸석한 진갈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노출된 부분이라 하면 머리를 묶었을 때 보이는 부분까지 일컫습니다. 신기하게도 겉으로 보기엔 그냥 검정 머리이지만 만져보면 확실히 많이 까슬까슬하게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는야 메리 모아나 :)

햇빛에 비치면 자연스러운 은은한 갈색으로 염색한 것처럼 보이는 것만 같았습니다. 아무리 헤어 에센스, 트리트먼트, 알로에 젤, 코코넛 오일 등 머릿결에 좋다는 제품들을 다 써 보아도 바른 순간에만 좋아질 뿐 결국 다시 푸석푸석 까슬까슬 난리가 났습니다. 저는 숱이 많은 곱슬머리였기 때문에 더 머리가 부스스 해지기 일쑤였습니다. 헤르미온느가 무도회에 가기 위해 썼던 윤기 나는 머리 마법약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사진은 다이아몬드 헤드에 일출 보러 갔을 때 찍은 뒷모습입니다. 비교적 높게 포니테일로 묶었는데도 머리카락 길이가 꽤 긴 것이 보입니다. 머리카락을 쇄골까지 오는 기장으로 잘라도 금세 길이가 길어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저의 머리카락은 열대 기후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장점도 있는 법입니다. 오히려 이 기간 동안 미용가위로 유튜브에 나오는 혼자서 자르는 방법을 마음껏 연습(?)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연습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웃프게도 머리는 미용실에 가서 잘라야 한다는 한결같은 결론을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 와서 미용실을 갈 때마다 매번 듣는 말이 '왜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 정도로) 머리가 상했는지?'였습니다. 저의 대답은 한결같이 햇빛을 많이 받아 그런 것 같다고 하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저의 머리를 심각하게 바라보시던 모습들이 기억이 납니다. 거의 4년 동안 부스스한 것만 잡아주는 정도의 복구 매직파마를 하고 상한 부분들은 계속 잘라내 왔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도 결국 끝이 있나 봅니다4년이란 시간이 지나서야, 이제야, 원래 윤기 나는 검은 머리카락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젠 머리카락이 건강해 보인다는 말을 들을 있어 좋습니다. 


사진 속 이야기를 담았던 <보석산을 오르다>란 글의 링크를 공유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해 보려 합니다. 


https://brunch.co.kr/@alohamary/33

https://brunch.co.kr/@alohamary/17

Mah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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