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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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잠깐 대전 고모댁서 지냈었다. 연수로 집을 비운 엄마와 야근이 잦은 아빠의 부재로 맡겨진 건데, 아빠가 보고싶었던 나는 매일 전화를 걸었다. "아빠, 사랑해 보고싶어. 근데 나 집에 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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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보다못한 고모로부터 꾸중을 들었다. 안 그래도 일하느라 바쁜 아빠한테 매일 네가 전화하면 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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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 나의 협박전화는 중단됐지만, 왜 고모가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빠는 내 목소리를 들어야 일할 힘이 난다그랬는데. 왜 못하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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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정신 없었던 오늘 오후, 섭외전화를 건다는 게 아빠한테 잘못 걸렸다. 분명 울리기도 전에 끊었는데 몇 초뒤 전화가 걸려온다. 바빴던 시간대라 "아빠, 잘못 걸린 거예요" 끊으려던 찰나 "잘못 걸렸어도 아빠한테 한마디 해줄 순 있잖아" 느껴진다. 서운한 듯 멋쩍은 듯 웃고 있을 그 얼굴이. 순간 부끄럽기도 하고 아빠의 위트에 웃음도 나고. 마지막으로 건 전화가 언제였더라 싶고. 어릴 적 생각도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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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예뻤던 오늘, 카톡방마다 찍어보낸 하늘 사진들이 가득했다.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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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가는길 #달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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