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넥스에게 쓰는 첫 번째 편지

배드민턴

by 알로

현재 대한민국 339개 공공기관이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 도입 중입니다. 학력, 성별, 지역,

연령 무관하게 공평한 입장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 겁니다. 채용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젊은 여성, 몸매 좋은 여성, 단정하고 이미지 좋은 여성

승무원 채용 공고에 있어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 LCC 항공사까지 그 어느 곳도 얼굴이나 나이 공개를

강제하거나 제한을 두는 곳은 없습니다. 평균적으로 합격자의 연령대는 26세(아시아나), 30대 초반(대한항

공)을 커트라인으로 두지만 모집 단계에서 유도하진 않는다는 점에서는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누구든지

지원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두는 것과 가능성을 닫아 버리는 것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 한잔을 갖다 줘도 젊고 예쁜 여성이 주면 좋지”라고 누구든지 생각할 수 있는 거죠.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기업 측에서 활자로 표현해버리는 건전혀 다른 문제가 됩니다.



요넥스 서포터스 피오레

올해로 3기를 맞았습니다. 배드민턴 여성 동호인들이 선망하는 집단이라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남성 동호인도 피오레 SNS 계정을 팔로우합니다. 홍보, 좋은 마케팅, 매출로 이어진다면 일석이조겠지요. 저 역시 초반엔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피오레 모집 공고에 지원자격 연령이 명시돼있습니다. 지인 몇 명이 지원했는데 “전신사진을 보내라”고 요구받았답니다. 불쾌했답니다. 76:1의 경쟁률을 자랑할 정도라면 전신사진을 보내지 않은 지원자는 소리 없이 후보에서 누락시킬 수도 있었을 텐데, 강요했어야만 했나요?


요넥스 코리아 공식 계정에서 피오레 3기 촬영 현장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예쁜 여성이 등장하는 영상을 보면 여성인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눈이 즐겁죠. 그런데 #실물#미모#비주얼 #여신들 #영상이_미모를_다_못 담아서_미안해요 라는 식의 해시태그는 요넥스라는 기업이 젊고 예쁘고 몸매 좋은 다리 노출이 가능한 여성을 원하고 외모지상주의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만 줄 뿐입니다. 자각하지 못하셨습니까.



요넥스는 스포츠 브랜드입니다

시대가 외모지상주의적으로 흘러간다 한들 전 세계 누구나가 공평하게 뛸 수 있는 스포츠 정신에 부합하는 마인드를 따라가야 하는 기업 아닐까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답다. 스스로의 위대함과 가능성을 믿고 앞으로나아간다. 2019년 나이키 캠페인에 등장했던 <우먼스 저스트 두잇>입니다.


이 광고에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건 소비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마케팅이 성공했다는 방증입니다. 조금 뚱뚱해도 조금 뱃살이 쪄도 조금 배드민턴을 못해도 조금 못 생겼다 생각해도 이 옷을 입으면 스포츠를 즐길수 있겠다는 자신감. 요넥스는 그 훌륭한 스포츠웨어를 두고 왜 역행하는 여성상을 내세우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을까요?


선수들의 생일, 세일 홍보, 이벤트 성 게시물로 도배되는 요넥스 공식 계정 인스타그램은 팔로워는 많을지언정 볼품없는 퀄리티로 업로드하는 요넥스 재팬 인스타그램에 비해 좋아요를 누르고 싶은 호응도는 떨어집니다. 내가 관심 갖고 볼 콘텐츠 가아니라는 뜻입니다. 다양한 콘텐츠로 다채롭게 온라인에 나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30대 동호인도 많지만 요넥스 단체복을 꾸준히 선호하는 건 4,50대 동호인입니다. 젊음과 미, 실력만이 마케팅 요소가 되진 않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애정, 명불허전 기능성을 이유로 요넥스를 사랑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습니다. 성별과 연령을 아우르는 국민 브랜드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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