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순기능

by 알로

해변을 폐쇄하자 멸종 거북이 97마리가 부화했단다.


두달 넘게 말그대로 집콕 중인 엄마가 매일 아침 하는 말은 "요즘 햇빛이 참 좋아" 였다. 눈이 부시게 선명하단다. 여지껏 본 적 없는 맑은 볕이 들어와서 집에 있는 시간이 행복하단다.


종일 바깥을 볼 수 없는 사무실에서

해가 뜨는 것도 지는 것도 주중 들어오는 볕을 만끽할 수 없는 내겐 다소 신선한 말이었지만,

확실히 공기가 맑아진 걸 느낀다.


매일 같이 흐린 날. 미세먼지 농도에 무딘 나에게도 보이는 변화. 요즘 하늘은 맑고 깨끗하다. 밤에 바람이 좀 찬 것만 빼면 완벽한 봄날씨.


비단 나나 우리 엄마만 느끼는 건 아니었나보다.


[...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세계 봉쇄의 시간은 환경주의의 측면에서 보자면 전례 없는 대규모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발전소를 끄고 공장을 멈추고 자동차를 안 타면 지구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세계적 규모의 실험. 인도 환경단체인 케어포에어의 공동 창립자는 “지난 10년간 델리에서 요즘처럼 파란 하늘을 본 적이 없다”고 CNN에 말했다. 그러면서 “이 끔찍한 위기 속에서 우리가 밖으로 나가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 한 가닥 희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늘자 국민일보 칼럼.


숨쉬기 좋은 날이란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간절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코로나가 주는 메시지는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웠다는 걸, 더이상 심각해지면 정말 걷잡을 수 없어진다는 걸 알리는 마지막 경고가 아닐까 싶기도 하가다. 오늘은 4월 9일. 내겐 아주 중요한 시발점이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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