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모기향을 피우는 건 아버지 몫이다. 방문 앞에 있던 구식 모기향은 현관으로 추방당했다. 내 방엔 좋은 냄새가 나는 전자모기향이 생겼다.
언제부턴가 원형 모기향을 고정시키는 꽂이가 사라졌다. 비스듬히 걸쳐 놓는 건 용납되지 않는 모양이다. 어디선가 주워왔을 돌멩이가 받침대로 놓였다. 다음 날 밤새 잔잔히 타고 남은 재가 정갈하게 떨어진 걸 보며 참 아버지스럽다고 생각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발치에 놓인 모기향부터 본다. 어제는 없었던 모기향이 오늘은 피워져 있다. 아버지가 집에 계시다는 뜻이다. 바닥에 떨어졌던 재와 자국이 남아버린 돌멩이에 마음이 쓰인 모양이다. 돌멩이는 제자리로 돌아가고 어디선가 나타난 고정 꽂이가 모기향을 받쳐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