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지나가다 예쁘면 꽃을 꺾었다. 한 송이 꺾어 사진 찍고 버리고, 집에 꽂아놓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주기도 하고. 꽃은, 길가의 꽃은 그렇게 나의 기쁨을 만족시키기 위한 존재였다.
이제는 하라고 해도 못할 짓이다. 어쩌면 꽃이 나만을 위한 존재가 아니란 걸 깨닫고, 어쩌면 꽃도 아플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깨닫고. 어찌 됐든 내가 꺾어버리면 꽃이 죽어버린다는 걸 아니까.
말이라는 게 그렇다.
내가 모르면 모르는 만큼 자유롭게 떠돈다. 얼마든지 느끼는 대로 내가 속 시원해질 때까지 뱉어버리면 되니까. 말해버리면 끝이니까. 그깟 꽃 몇 송이 죽어도 내가 아프진 않은 것처럼. 그깟 말 몇 마디 내뱉어도 당장 내가 아프지 않으니까.
어쩌면 저렇게 독할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내뱉어대는 험한 말들을 보고 들으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꽃을 꺾었나 생각해본다. 모르는 만큼 함부로 할 수 있는 행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