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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야 놀자

by 알로

야심성유휘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


[신영복의 그림 사색]

첫 장부터 진도를 못 나가고 있다. 넘겨버리면 까먹을까 봐. 한참 들여다보다 글귀를 옮겨 적었다. 생각나는 얼굴이 하나둘. 한결같은 사람들. 처음 봤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단점이 있고 없고의 이야기가 아니다. 장점과 단점을 한 꺼풀 벗겨내고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심지, 마음의 이야기다. 살면서 겹겹이 쌓아온 성격을 다 드러내고도 밑바닥만큼은 맑은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갈 수 없다는 기사를 여럿 접하면서 부질없게도 나의 인맥은 여기까지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꽤 괜찮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하루 종일 마주친 사람들은 하나같이 멋진 사람들뿐이다. 코로나를 계기로 얼굴을 맞대는 사람들이 한정적인데, 그 한정된 만남들은 늘 완벽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고,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래도 늘 하루의 끝은 웃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 글귀가 와 닿았나 보다. 조금 어두워도 괜찮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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