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남다른 주사

아빠의 딸로 살아가는 일

by 알로

하루 산책시키러 나갔는데 저 멀리 아빠가 보인다. 밤하늘 아래 우두커니 서있는 아빠.


모내기 준비가 한창일 때였다. 논에는 물이 가득했다. 그 옆에 홀로 선 채 가로등 불빛을 뒤로하고 가만히 숨죽이던 아빠. 하루가 아빠한테 달려갔다. 그런 하루 쫓아 나도 쫄래쫄래 달려갔다.


아빠의 시선은 논에 가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묵은 술냄새가 풍겨왔다. 무슨 생각하시나? 여쭤보니 한참 정적이 흘렀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개구리가 안 울길래 언제 우나 기다리고 있었단다. 매일 같이 다니던 길. 개구리 소리가 줄어들었는지 나는 모르고 지냈다. 아빠가 더 좋아진다. 둘이 서서 한참을 귀기울이고 있었다. 뜸하긴 해도 아주 작게 들려오던 개구리 울음소리. 그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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