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의 요도하열 수술 이야기
현재 첫째 아이가 9살이지만,
나와 아내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첫째에게 단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던 그 이야기이다.
선천성 기형으로 구분되어 그런지 요도하열 수술에 관한 부모 입장에서 쓰여있는 글은 전혀 없었다.
요도하열은 남자아이 100명 중 0,5~1명 꼴로 발생하며 성정체성을 인지하기 전인 신생아 6개월~9개월에 하는 수술이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소아과 선생님께서 요도하열이 의심된다며 큰 병원을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주셨다.
나와 아내는 "요도하열이 뭐지?" 하고 검색을 해보니 사진을 봐도 우리 아이는 이 정도는 아닌데..라는 생각으로 판단은 의사 선생님께서 판단해 주시겠지란 생각으로 신촌에 있는 연 x 세브란스 병원을 갔다.
해당 병원을 찾은 이유는 지금은 다른 병원에 계시지만 그 당시 소아비뇨기과 세계적인 권위자이신 한 xx 교수님이 계셨다.
태어난 지 꼬물꼬물 귀여운 6개월 아들을 데리고 진료를 받았다.
교수님께서 보시자마자 "맞네요. 수술 날짜 잡으세요" 하고 나가셨다.
나와 아내는 너무 당황해서 수술 상담 간호사님에게 수술에 관한 설명을 듣는데 제정신이 아니었다.
고환 아래부터 다 절개해서 요도를 재정렬하는 수술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혹시 수술이 아닌 시술 같은 게 있나요?"라고 하니
간호사 선생님이 "선천성 기형으로 태어났는데 수술하셔야 해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때는 간호사 선생님이 얼마나 미웠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3달 후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수술날짜를 기다리는 3달 동안 아내는 자책을 하며 두 달 내내 울었다.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계속 얘기를 했지만 아내는 자꾸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저 위로를 하며 곧 하게 되는 수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요도하열 관련 네이버 카페를 계속 보고 또 보았다.
요도하열 아기들의 나눔터 : https://cafe.naver.com/azure65
원인도 정확하지 않고 환경호르몬 노출 이런 얘기가 있었지만 친환경으로 해도 수술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우리가 제일 불안했던 건 누공 같은 요도와 피부사이에 비정상적인 연결통로가 생기게 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3번 4번 재수술했다는 글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섰다.
돌도 안 지난 갓난쟁이를 전신마취로 수술하는 부분에 망설임이 많았다.
그냥 수술을 하지 말까도 생각했지만 아이에게 일부러 서서 쉬를 하게 했는데 쉬가 무릎으로 흐르는 걸 보고 수술을 해야 하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달이 지나고 드디어 수술날짜가 돌아왔다.
우리 아이 9개월째였다.
수술 전에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들었던 말은 "넌 애기 아빠니까 울지 말고 우는 아내 보살펴"라는 공통적인 얘기였다.
수술하기 하루전날 병원에 도착하여 어린이 병원으로 갔다.
지금 생각해도 어린이 병원은 너무 심난한 곳이다.
신생아이기 때문에 3달 전부터 1인실을 예약했지만 아직 1인실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첫날은 6인실에서 보내게 되었다.
너무 아픈 아이들이 많다.. 무릎에 철심박은 애들, 우리 아이보다 더 어려 보이는 갓 태어난 아기도 있었고, 3층 높이에서 뛰어내렸는지 두 다리 수술하고 장애 판정받은 초등학생 아이도 있었다.
수술 전날 여러 검사를 하고 수술용 긴 바늘을 찌르는데 수간호사님으로 보이는 분이 해도 혈관이 보이지 않아 두세 번 찌르면서 우리 애는 목청이 떠나라 울면서 나와 아내는 미안함에 가슴 미어졌다.
6인실에서 애 우는 소리 자체가 민폐라고 생각해서 계속 애를 안고 중앙 휴게실에서 밤을 지새운 것 같다.
수술 당일
병원침대에 아이를 데리고 본관으로 이동했다.
이미 아내는 펑펑 울고 있고 나는 계속 "난 울면 안 돼, 난 울면 안 돼" 계속 되뇌며 눈물을 참고 있었다.
써늘한 수술 대기실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밖에 있고 나만 들어와 있었다.
마취과 선생님이 "아이 안으시고요. 마취 들어가면 고개가 뒤로 넘어갈 거니까 잘 잡아주세요."라고 하신다.
하얀색 액체가 들어가고, 눈에 흰자가 보이면서 고개가 뒤로 넘어간다.
나는 조심스럽게 가슴팍에 꼭 안고 연신 "잘 부탁드립니다." 계속 반복했다.
원래는 아내는 못 들어오지만 너무 울고 있어서 문 앞에 들어오게 해서 마취가 되는 모습을 보며 계속 울고 있었다.
이렇게 수술이 시작되고 2~3시간 소요된다고 문자가 왔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요도하열 카페에서 쓰는 단어로 소위 "똥댐"이라고 수술 후에 응가를 하게 되면 수술부위에 닿지 않게 큰 사이즈 기저귀에 포켓 모양으로 성기 주위를 보호하는 기저귀를 제작하고 있었다.
기저귀를 제작하고 있는데 눈앞이 흐려지면서 여태 잘 참았던 울음이 터져버렸다.
태어나서 이렇게 크게 울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3달 전부터 속상해서 울고 싶지만 참았던 게 터져버린 것 같았다.
마취 들어갈 때의 모습이 생각나면서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6인실에 다 큰 남자 울음소리가 퍼지니 주위에 있는 보호자 분들도 밖으로 나가주셨다.
다행히 수술 중에 1인실이 나와서 짐을 1인실로 옮겨놓았다.
수술이 끝나고 회복실이라는 문자가 오고 바로 본관 수술실 앞으로 이동했다.
회복실에서 첫째가 나왔는데 앉아서 멍한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나를 쳐다보는 모습이 "아빠 왜 나 아프게 했어?!"라고 말하듯 쳐다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미어졌다.
1인실로 옮겨졌고 또 다른 난관이 봉착했다.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아버님 마음 독하게 먹으시고 1시간 동안 애기 울리셔야 해요"라고 했다.
전신마취를 해서 폐가 오그라 들어서 1시간 동안 울려야 된다고 했다.
안 그러면 폐렴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애 발바닥을 계속 때리며 정확히 1시간 동안 아들을 울렸다.
1시간 동안 애 울음소리를 들어서 그런가 하루 종일 환청이 들릴 정도였다.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 따로 없었다.
병원에서 찍은 사진들은 일부러 다 삭제할 정도로 다시는 생각하기 싫었다.
폭풍 같은 수술 첫날이 지나고 교수님께서 회진을 오실 때마다 군대에서 기상하듯 벌떡 일어나서 계속 "감사합니다"라고 한 것 같다.
고환절개부터 하지 않고 요도 정렬만 했다고 교수님께 전해 들었다.
남은 2주 동안 경과를 지켜보게 되었고, 이제는 응가와의 전쟁이었다.
"똥댐" 기저귀를 만들어서 수술 부위는 방어했지만 응가 후에 기저귀를 갈 때 수술부위를 살짝 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때마다 우리 아들은 자지러지게 울었다.
휠체어에 아들을 태우고 산책도 자주 하고 주위에 식당들 음식도 한 번씩 다 먹어보고 병원 전체를 다 돌아다닌 것 같았다.
가끔 어르신들이 우리 아들 손을 꼭 잡고 어디가 아프냐고 눈물 흘리시는 분들도 계셨다.
하긴 큰 병원이니 큰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신 것 같았다.
그리고 수술 상담 해주셨던 간호사 선생님,
알고 보니 수술방 간호사 선생님이셨고 우리 아이한테 제일 많이 와주셨다.
참 좋으신 분인데, 나도 아내도 성숙하지 못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았다.
수술 경과는 좋았고 퇴원 전날 소변줄 빼는 전쟁을 치르고 마지막으로 방광 초음파를 보고 퇴원을 했다.
정말 지옥 같은 3주였던 것 같다.
그냥 고오오오급 포경 수술을 했다고 생각했다.
퇴원 후 1달, 3달, 6달, 1년, 3년간 예후를 보러 병원에 갔다.
신생아 때 수술을 했기 때문에 청소년기 전까지 계속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돌도 안 지난 애기가 쉬하라고 바로 쉬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소변을 보는 거 자체가 기약이 없었다.
수술한 지 3달 지났을 때는 오전에 병원을 갔는데 저녁까지 소변을 안 봐서 그저 기다렸던 것 같다.
소변을 받는 주머니를 달고 소변을 보고, 방광 초음파로 잔뇨량을 검사해서 통과할 때까지 검사를 했다.
이제 6년 후에 오라고 했는데 날짜 계산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다.
신생아 때 전신마취 수술을 한다면 똑같은 경험을 할 거라 생각한다.
물론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만약 이런 상황이 생기면 엄마 아빠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아이와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6화 명대사 중에 정원(유연석)의 대사
“친정어머니시죠? 따님 잘못이 아니에요. 이건 누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 그냥 벌어진 일입니다”
대사에 동시에 나와 아내는 눈물을 줄줄 흘렸던 것 같다.
그냥 벌어진 일입니다. 단순하면서 위로가 되는 말인 것 같다.
아이와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아이와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아이와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