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못 마시게 된 후부터 집에서나 야외, 카페에서 과일, 채소 주스를 많이 찾는다. 하지만 자궁 근종 환자는 과일, 채소 주스라고 해서 모두 안심하고 마시면 안 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상기한다. GI, GL은 물론 체중 증가에도 원인을 주는 당 성분을 가려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번 말했듯 자궁 근종 환자가 기준치 이상의 당을 섭취하거나 이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게 되면 자궁 근종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생활 활력이 떨어지거나 당뇨, 비만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는 착즙기에 각종 채소를 넣고 순수한 원액 그대로를 자주 마시려 노력한다. 하지만 야외, 카페에서 ‘사는 음료’를 마실 때면 당과 첨가물이 너무 많이 함유된 음료를 선택하진 않을까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다행히도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점에도 음료 별 당성분을 기재한 안내문이 매장 내에 비치되어 있어 원하는 음료의 당 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시럽이나 설탕을 적게 넣어달라거나 빼 달라고 부탁하면 보다 적은 양의 당을 섭취할 수 있다. 마트,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음료도 방법만 알면 영양 성분과 제조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당 성분이 낮고 첨가물이 적은 주스는 패키지의 뒷면을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식품 유형’이다. 과일, 채소 주는 과채즙의 함유량에 따라 과채 주스(함유량 95% 이상), 과채 음료(함유량 10~95%), 혼합 음료(함유량 10% 이하)로 나눠진다. 이왕이면 착즙, 압착 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 그다음 과채 주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첨가물의 함유량이 낮기 때문이다. 혼합 음료나 과채 음료는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1회 제공량 별 영양 수치’이다. 1회 제공량은 권장 섭취량을 차이나 마케팅의 목적으로 음료 일부의 영양 성분만 안내될 수 있다. 그러니 음료 전체를 섭취했을 때 ‘내가 섭취하게 될 칼로리, 당류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300ml인 음료의 ‘1회 제공량의 영향 성분’이 100kcal에 20g의 당류가 함유되어 있다면 이 음료를 모두 섭취했을 때 총 300kcal, 총 60g의 당을 섭취하게 된다. 하루 권장당류 섭취량을 넘어서는 결과다.
탄수화물과 당류가 나눠진 영양성분표를 보면 '두 성분 모두 결론적으론 당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길지 모른다. 여기 나와있는 탄수화물은 여러 단당류, 소당류, 다당류를 모두 포함하는 식품 전체의 당성분이다. 당류는 전체 탄수화물 중 단당류와 소당류가 차지하는 양을 나타낸다. 이는 과일이나 채소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과당뿐 아니라 백설탕 같은 첨가물까지 포함하는 수치이다. 그래서 당 함유량이 낮은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로는 1회 제공량 별 영양 수치 외의 ‘원재료명 몇 함량’이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음료의 원재료는 ‘과일을 끓여 즙을 낸 농축액’의 형태가 많다. 이 과정에서 비타민 같은 영양 성분이 파괴되거나 섬유질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과채 주스는 구연산, 과일향, 비타민 등을 추가로 넣는다. 과채 음료, 혼합 음료는 백설탕, 구연산, 과일향 등 더 많은 첨가물을 넣는다. 그래서 정제된 당류인 백설탕이 추가된 음료는 사지 않는 것이 좋다. 착즙이나 압착 주스는 첨가물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과채 주스보다 낫다.
WHO와 식품의약 안전처에선 당 섭취량을 하루 50g으로 권장한다. 내가 확인한 음료 중 가장 적은 당 섭취량이 180ml에 17g이었고 보통 180ml에 20g 이상이었다. 180ml 한 잔만 마셔도 각설탕 7개가 위 속으로 우르르 쏟아져있는 결과다. 그래서 끼니마다 들어있는 설탕 양을 제외하다면 하루 1잔 이상의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나 농축액으로 만든 음료는 영양소나 섬유질이 파괴되어 있으니 비슷한 당류를 함유하더라도 착즙, 압착 주스보다 GI나 GL 수치가 높은 편이다. 거기에 정제된 설탕을 넣은 음료는 영양소와 섬유질이 더욱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과채 음료를 많이 마시면 사이다, 콜라만큼이나 안 좋다. 절대적인 당 함유량이 증가해서 혈당 수치도 오르고 살이 찔 확률도 높아진다.
2007년 프랑스에선 설탕을 섞은 물과 코카인을 섞은 물을 쥐에게 먹인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실험에 사용된 절반 이상의 쥐들이 마약인 코카인보다 설탕물을 더 자주, 많이 섭취하였다. 이 외에도 설탕은 마약처럼 뇌의 신경을 자극해 중독 증세를 일으킨다는 많은 실험 결과가 있다. 이는 쥐뿐 아니라 인간에게 해당하는 내용이다. 설탕이 든 음식을 먹게 되면 이를 쾌락 물질로 인지하는 뇌 때문에 더 많은 설탕을 요구한다. 빠져나올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우리는 설탕을 갈구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제된 설탕, 비 정제된 설탕을 모두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맛을 포기하고 살 순 없으니 이왕이면 비 정제된 설탕, 천연 꿀 등 자연 원료 그대로인 당을 쓰는 것이 좋다.
글이 너무 복잡해서 이해가 안 되거나 시간이 없어 영양성분을 확인하기 힘들다면 ‘착즙, 압착 주스’를 ‘하루 1잔’만 기억하면 된다. ‘착즙, 압착 주스’가 없다면 ‘과채 주스’를 선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