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 익숙한 마음 하나

천천히 바라보는 데서 오는 것

by 클래식한게 좋아

처음 보는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처음 걷는 골목이었는데, 오래전 살았던 동네처럼 편안하게 느껴졌지요.


그건 아마도,

좋아하는 것들과 닮아 있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천히 걷는 길,

작은 가게 앞에 놓인 화분 하나,

유리창 너머로 새어 나오는 노란 조명 같은 것들.


그곳엔 특별한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히려 더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동네라 했고,

누군가는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곳이라 말했지만,

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참 이상하지요.

처음인데도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익숙해지는 순간이 있으니까요.’


그런 순간이 찾아오면

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창문 너머 오래 보고 싶은 풍경이란,

어쩌면 그런 마음 하나를 닮아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그 마음을

이 작은 마을에서 잠시 배우고 갑니다.


익숙함이란 오래 살아서 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바라보는 데서 오는 것임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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