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 오래 보고 싶은 풍경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빨리 오지 않아서 더 고마운 것들.
금방 오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것들.
여행길에서 그런 것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느리게 오는 기차,
느리게 피는 꽃,
느리게 저무는 해,
느리게 다가오는 사람.
처음에는 조금 조급했습니다.
기다리는 일이 서툴렀고
기다림 속에 숨은 풍경들을 잘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느리게 도착하는 것들은
이미 오는 동안부터 많은 것을 선물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었고
꽃이 피기 전의 잎들을 오래 바라보게 되었고
해가 저물기까지 골목을 천천히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다가오는 것들은
언제나 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래 걸려야 도착하는 마음,
시간이 걸려야 가까워지는 사람,
머뭇거리다 비로소 내게 오는 풍경.
그래서 오늘도 조금은 느린 걸음으로 걷고 싶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기다림 속에도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고,
그렇게 제 마음을 다독이며 천천히 걸어가고 싶습니다.
아마 그래서일 겁니다.
창문 너머 오래 보고 싶은 풍경은
늘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오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