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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경 Jun 30. 2020

27 간편한 식사 대용으로 제격, 고구마 에그 슬럿

바쁜 아침, 지친 저녁. 언제 먹어도 든든한 요리

가볍게 한 끼 하고 싶을 때

외근하다 보면 종종 저녁 8시 반이 넘어서 집에 도착할 때가 있다. 그리고 열에 아홉은 늘 ‘저녁 식사를 할지, 말지’ 갈등한다. 저녁을 먹자니 뭔가 부담스럽다. 건너뛰자니 잠들기 전까지 허기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정 즈음에 식탐이 폭발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릴 것만 같다. 게다가 잠들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속이 부대끼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땐 넘어오기까지 한다. 그래, 차라리 지금 먹는 게 낫겠다. 그런데 밥은 내키지 않는다. 과일을 먹자니 특유의 새콤한 맛이 식욕을 자극해 폭식을 부를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간편하게 먹을 만한 그런 건 없을까?





적당한 재료의 발견, 고구마와 달걀

언젠가부터 집 한구석을 지켜온 고구마에 눈길이 갔다. 어라? 고구마 에그 슬럿을 해볼까? 고구마 에그 슬럿을 떠올린 건 작업했던 요리 콘텐츠의 영향이 있었다. 운 좋게 주재료인 고구마와 달걀이 있었고, 그걸 보자 직접 촬영을 진행했던 고구마 에그 슬럿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요리는 가스불 없이 전자레인지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 일하느라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조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선, 그릇에 고구마를 담고 물을 조금 뿌려서 전자레인지에서 4~5분간 익혔다. 전자레인지가 작동되는 동안 냉장고에서 달걀과 슬라이스 치즈, 우유를 꺼냈다. 삶은 고구마는 껍질을 깐 후, 그릇에 으깼다. 동시에 우유를 적당량 부어 고구마와 섞었다. 조금 질척한 상태다. 여기에 달걀을 톡 까서 넣었다. 이때, 포크로 노른자를 찔러야 터지지 않는다. 슬라이스 치즈를 쭉쭉 찢어 달걀에 테두리 치듯이 얹고 소금과 후추를 조금 뿌렸다. 그리고 랩을 씌어 2분, 30초, 30초로 나눠 데웠다.



기분 좋게 배부르고 부담이 적은 고구마 에그 슬럿

고구마 에그 슬럿은 밤 9시, 늦은 저녁 식사로 더없이 훌륭한 메뉴였다. 달걀은 단백질 특유의 든든함과 반숙 노른자의 고소함이 빈 속을 달래기에 좋았고, 달달한 고구마는 당이 떨어진 몸 상태에 활력을 넣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짭조름한 치즈는 이 둘 사이의 간극을 잘 채우고 달기만 한 고구마에 짠맛을 가미해 단짠단짠의 중독성까지 선사한다. 게다가 요리의 주재료인 고구마와 달걀 자체가 자극적이지 않아서 ‘건강한 한 끼’를 먹었다는 기분도 들게 해 준다. 오늘처럼 늦게 집에 온 날, 종종 컵라면이나 빵으로 허기를 달랬는데 그때마다 ‘괜히 먹었다’는 생각이 든 것과는 정반대다. 게다가 전자레인지에 재료를 넣고 돌리기만 해도 되는 데다 설거지도 적게 나와서 마무리까지 홀가분하다. 다음번에 또 늦은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면 그때도 고구마 에그 슬럿을 해 먹어야겠다. 그리고 냉장고 상황에 따라 브로콜리나 각종 과일을 추가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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