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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경 Jul 07. 2020

28 탄수화물을 줄인 구운 두부밥

맛도, 포만감이 일품인 담백한 한 끼

탄수화물 중독자의 반성

고백 하나 하자면 나는 탄수화물을 정말 좋아한다. 국수, 빵, 떡 등 밀가루 건, 쌀가루 건 상관없이 탄수화물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 하지만 이러한 식습관이 장기간 이어지면 건강에 좋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학 입학을 앞두고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하고 식단 관리하면서 식습관을 고쳐가기 시작했다. 빵을 먹을 땐 아무런 재료가 없는 것보다는 잡곡, 견과류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떡을 먹을 때도 검은콩, 대추 등 재료들이 푸짐한 것 위주로 골랐다. 요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밥을 지을 땐 흰쌀 밥보다는 현미, 귀리, 흑미 등을 넣은 잡곡밥을 선호한다. 면 요리를 할 때는 면을 포장지에 적힌 1인분보다 30~40% 적게 꺼내고, 부족한 양은 각종 채소로 채운다. 골뱅이 비빔면을 할 때는 양배추를, 쌀국수를 할 때는 숙주를 많이 넣는 게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저 면을 먹는 기분만 내는 식이다. 이렇게 탄수화물을 줄이려는 나름의 습관을 1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두부와 버섯을 바싹 구워보자

점심을 먹으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반찬이 없다. 대신 며칠 전에 반찬 만들려고 사둔 재료들만이 나를 반길 뿐이다. 밥 먹은 후에도 할 일이 많아서 지금 반찬을 할 여유는 없다. 간편하게 한 그릇을 만들어야겠다. 머리를 굴렸다. 이거다! 두부와 느타리버섯을 굽고 양념장을 만들어 밥에 비벼 먹어 보자. 두부는 예전에 가로수길에서 먹은 두부 샐러드에서 착안해 최대한 바싹 구워 쫄깃한 식감을 살리기로 했다. 두부를 자그마한 주사위 모양으로 썰었다. 초반에는 중불에서 겉면을 익히고 약불로 줄여 타지 않게 6면을 골고루 구웠다. 여기서 핵심은 ‘너무 오래 굽는 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평소보다 훨씬 더 굽는 것! 느타리버섯도 평소보다 오래 구웠다. 두부와 차이가 있다면 뒤집개로 꾹꾹 누르는 것. 그래야 쫄깃함을 넘어 꼬들꼬들한 식감이 살아난다. 구운 두부와 느타리버섯은 접시에 펼쳐서 한 김 식히고 그동안 간장, 고춧가루, 다진 대파로 양념장을 만들었다.



쫄깃하고 불맛 머금은 두부가 일품!

이 한 그릇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두부! 오래 구워 두부에 자연스럽게 불맛이 가미되었고 쫄깃한 식감은 배가됐다. 두부를 밥에 비벼서 한입에 먹으려고 했는데 두부만 따로 건져 먹게 될 정도로 그 맛이 참 좋았다. 느타리버섯 역시 그 특유의 식감이 더욱 올라가 씹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게다가 씹을 때마다 그 안에 농축된 느타리버섯의 즙이 입안 가득 퍼져 그 풍미도 훌륭했다. 대개 비빔밥에는 익힌 나물을 넣기 때문에 식감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은 편인데 이 비빔밥은 그 정반대의 매력이 있다. 게다가 밥의 양을 줄인 만큼 양질의 단백질인 두부를 추가해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같은 양의 밥을 먹을 때보다도 포만감도 오래 유지되어서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군것질 생각도 덜 났다. 조만간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도 하고 식단 관리도 할 계획인데 이 메뉴를 그때 활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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