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경 Jul 14. 2020

29 제철 블루베리의 다양한 매력

블루베리를 더 맛있게 즐기는 각양각색 방법

청양에서 온 아빠의 친환경 블루베리



청양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지으시는 아빠가 올해도 첫 블루베리를 보내주셨다. 농사를 시작한 이후로 줄곧 보내주셨는데 그때마다 ‘많이 먹고 여름 잘 보내라’는 아빠의 마음까지 더해져서 그 양이 상당히 많다. 매년 ‘얼리지 말고 생과로 최대한 많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냉장 보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르고 상하는 양이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 게다가 (이상하게도) 여름이면 일이 몰리는 탓에 블루베리를 챙겨 먹을 정신도 없다. 결국, 급한 일을 마치고 나서 블루베리를 확인했을 때 상태가 나빠질 기미가 보이면 서둘러 냉동 보관한다. 이렇게 냉동하는 양이 생과로 먹는 양을 맞먹는 해도 있었다. 그때마다 알이 굵고 실한 제철 블루베리를 맛있게 먹지 못해 아쉬웠다. 게다가 뙤약볕 아래에서 아빠가 힘들게 수확한 블루베리를 홀대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올해만큼은 블루베리를 알뜰살뜰 다양하게 활용하기로 결심했다.




블루베리청 담그기

작년에는 블루베리로 잼을 만들었다. 올해도 만들자니 날씨가 너무 더워서 불 앞에 오래 서있기가 꺼려졌다. 잼보다 간단하면서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청을 담가 봐야겠다. 잼과 마찬가지로 그릇을 끓는 물에 소독한 후, 꺼내서 열기를 식혔다. 그동안 볼에 블루베리와 설탕(1:1 비율), 깔라만시 원액 2~3큰술을 넣고 섞은 다음, 밀봉하여 상온에 2시간가량 두었다. 시간이 되어 그릇에 블루베리를 옮겨 담았다. 이때는 설탕이 완전히 녹지 않아서 알갱이가 많이 보였다. 하지만 냉장실에서 10일가량 숙성시키니 블루베리에 설탕이 거의 흡수되어 알갱이가 현저히 줄었다. 블루베리를 하나 건져 먹으니 설탕에 달달하게 절여져서 블루베리의 풍미가 한층 더 올라갔다. 블루베리청은 음료를 만들거나 빵, 요거트 등에 곁들여 먹으면 좋겠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블루베리청을 보니 든든하다.




블루베리 얼음으로 음료 만들기



블루베리로 SNS에서 유행하는 홈카페 사진과 영상을 만들고 싶다. 여름이면 얼음을 많이 먹는 점에 착안해 물에 블루베리를 넣어 얼려보기로 했다. 이때, 끓인 후 한 김 식힌 물을 사용하면 투명한 얼음을 만들 수 있단다. (물에 녹아있는 기포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고.) 음료에 물만 얼린 얼음을 넣으면 녹으면서 음료의 맛이 밋밋해지므로 키위, 애플 민트도 함께 넣었다. 그리고 물 대신 새콤한 맛이 좋은 블루베리즙과 깔라만시 원액도 얼렸다. 물론, 여기에도 블루베리는 필수! 그뿐만 아니라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하드’ 또는 ‘팝시클’이라고 불리는 아이스크림) 틀에 블루베리즙, 블루베리, 키위 등을 넣어 얼렸다. 바 형태의 블루베리 얼음은 아이스크림 대용으로 먹어도 좋지만 음료를 조금 색다르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컵 바닥 부분에 블루베리잼을 바르고 블루베리 얼음, 탄산수 순으로 담은 후, 향긋한 허브를 얹어서 에이드로 마셨다. 형형색색의 얼음이 참 예쁘다. 무엇보다도 블루베리즙과 깔라만시 원액을 얼린 얼음 덕분에 시간이 지나도 그 맛이 유지돼 만족스럽다. 탄산수를 계속 보충해도 처음 그 맛을 즐길 수 있다니! 



우유에 바 형태의 블루베리 얼음을 휘휘 저으면 블루베리 라테가 완성된다. 이 방법은 믹서에 블루베리를 가는 게 귀찮거나 블루베리의 풍미를 은은하게 맛보고 싶을 때 좋다. 물론, 얼음을 젓지 않아도 녹기 때문에 우유에 담가 놓은 채로 천천히 마셔도 되고, 뜨겁게 데운 우유에 넣으면 바로 마시기 좋은 온도로 맞춰진다. 



블루베리 가득한 브런치 메뉴로 즐기기



브런치 메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단출한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프렌치토스트다. 물론, 여기에도 블루베리는 빠질 수 없다. 달걀 3개와 우유 조금, 소금과 설탕 조금을 섞고 여기에 식빵을 푹 적신 후, 팬에 노릇노릇하게 구웠다. 그런 다음, 그 위에 메이플 시럽을 조금 뿌리고 블루베리 생과로 장식했다. 냉장고에 남아있던 키위와 애플 민트도 추가해 색감을 더욱 다채롭게 연출했다. 곁들이는 음료는 블루베리를 활용하여 2가지로 만들었다. 하나는 블루베리 얼음으로 장식한 푸른빛의 버터플라이 피 차, 다른 하나는 블루베리즙 얼음에 탄산수를 넣은 에이드. 두 음료가 고소한 프렌치토스트와 조화로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버터플라이 차는 깔끔한 맛이, 블루베리즙 에이드는 새콤한 맛이 좋아 번갈아 마셨다. 이렇게 블루베리로 한 상 가득 차려 먹으니 더위에 방전된 체력도 충전되고 침침했던 두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 든다. 


아빠 덕분에 올여름도 건강히 지낼 수 있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28 탄수화물을 줄인 구운 두부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