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주머니에서 유래한 깜찍 볼 부케
선생님이 제시한 아모니에 사진을 보니 그 형태가 많이 익숙하다. 요즘 유행하는 핸드백 중 스트랩을 손목에 걸어서 착용하는 박스 백을 닮았다. 더 깊게 생각해서 딴생각에 빠져 버리려던 찰나, 선생님은 아모니에의 유래를 설명해주었다. 아모니에는 프랑스에서 어린아이들의 동전 주머니를 가리키는 말이다. 설명을 듣는 순간 내가 생각한 박스 백과 비슷해 신기했다. 손목에 걸고 쓰는 아모니에를 부케에 적용한 것으로 외국에서는 화동 부케로 널리 쓰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사진을 찾아봤는데 화동들이 두 손 모아 아모니에를 든 모습이 어찌나 깜찍하던지!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공 모양이라는 형태적 특징을 살려 플라워 볼이라고도 불린다. 이 밖에도 포맨더, 볼 부케라고도 한다.
주인공과 안면을 텄으니 이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해보자. 포인트는 리본을 플로럴 폼에 튼튼하게 다는 것과 공 모양을 유지하는 것. 리본을 달기 위해선 먼저 와이어를 플로럴 폼에 고정시켜야 한다. 오늘 수업에서 선생님의 비법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대개 와이어를 플로럴 폼에 관통하는데 선생님은 방수 테이프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플로럴 폼이 부서지지 않아 안전하고 무게 중심도 흐트러지지 않아 매달았을 때도 안정적이었다. 덕분에 작업하면서 전체적인 균형을 잡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역시 우리 선생님 최고!’라며 작업을 이어갔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포인트인 공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한 종류의 꽃을 상하좌우로 꽂았다. 물론, 작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머리가 큰 꽃부터 채워갔다. 지금까지 많이 쓴 프렌치 스타일의 꽃과 소재를 줄인 것 역시 동글동글한 모양을 살리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 그로 인해 자연스러운 느낌을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마일락스로 프렌치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 또한 신경을 써야 한다. 쉽게 말해 꽃의 높낮이를 고르게 하여 공 모양은 유지하면서 프렌치 요소를 가미했다.
1 오늘 함께 한 꽃들. 자나 장미, 왁스 플라워, 핑크 퐁퐁, 디디스커스, 리시안서스, 수국, 스마일락스.
2 플로럴 폼에 열십(+)자로 방수 테이프를 붙인 후, 교차점에 와이어를 연결한다.
3 꽃을 꽂을 높이를 고려해 와이어에 리본을 묶는다.
4 리시안서스, 수국, 자나 장미처럼 얼굴이 큰 꽃부터 꽂으며 채운다. 이때, 한 종류의 꽃을 상하좌우로 꽂아 균형을 잡으며 꽃의 높이를 맞춘다.
5 거의 다 완성이 되면 스마일락스의 줄기 부분으로 포인트를 줘 마무리한다.
아모니에는 외국에서는 화동 부케나 신부 들러리 부케로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리허설 촬영할 때 인기가 좋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일반적인 부케의 인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무리인가 보다. 하지만 리허설 사진에 나온 아모니에를 보니 본식에 써도 좋을 것 같다. 아모니에처럼 어깨가 봉긋한 로맨틱 드레스나 가든 웨딩처럼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스몰 웨딩에도 잘 어울릴 듯싶다. 리본의 길이를 줄이면 귀엽게도 연출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공 모양이라 일반적인 부케보다 던지기에도 쉽다. 몸에 꽉 끼는 드레스를 입고 뒤 쪽으로 부케를 던지는 건 보기보다 쉽지 않다. (나는 너무 못 던져서 3번이나 다시 던졌다.) 생각해보니 아모니에가 본식 부케로서 갖는 메리트가 꽤 된다. 인테리어 측면에서 봐도 아모니에는 참 유용하다. 2~3개 더 만들어 레일이나 커튼봉에 걸어두면 집안을 화원처럼 꾸밀 수 있다. 지난번에 만든 샹들리에가 큼직한 크기로 임팩트를 줬다면 아모니에는 올망졸망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강할 것 같다. 이때, 리본의 길이를 제각기 달리해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하면 더욱 좋겠다. 화병처럼 따로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 효율도 좋다. 나는 부케로 쓸 일은 더 이상 없으니 완연한 봄이 되면 시간을 내서 넉넉히 만들어 거실을 나만의 화원으로 만들어 봐야겠다.
다음 클래스까지 할 과제
과일을 활용한 어레인지먼트 생각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