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형이에요
최근 들어 회화 위주로 배우다가 오랜만에 새로운 문법을 배웠다. ‘동작을 하고 있는 중’임을 나타내는 진행형이다. 영어에서는 ‘be + 동사ing’로 쓰이는 표현으로 그 개념은 익숙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선생님은 “형태는 어떻게 될까요? 한 번 유추해보세요.”라고 말했다. ‘영어와 비슷하니까 물어봤겠지?’라는 생각에 스페인어에서 영어의 be동사와 비슷한 ‘es’에 동사의 어미(예를 들면, -ar, -er, ir)에 변형을 준 동사를 결합한 형태가 아닐까 싶었다. 그 형태가 뭘지 궁리하던 중,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그 바람에(!) 의도치 않게 대답을 하게 됐다. 확신 없는 말투였다. 선생님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구조를 비슷하게라도 맞췄다며 용기를 북돋워줬다. 예상 밖의 칭찬에 쑥스러운 것도 잠시! 선생님의 설명에 집중했다. 스페인어의 현재 진행형은 ‘estar + 동사의 활용형(-ando, -iendo, -iendo)’라고 알려주었다. Estar는 주어에 따라 Estoy, Estás, Está, Estamos, Estáis, Están으로 쓴다. 동사의 활용형의 경우, 어미가 –ar인 동사는 ‘–ando’로, 어미가 –er 또는 –ir인 동사는 ‘-iendo’로 변형한다. 참고로, –er와 –ir의 활용형이 같다. 예상치 못한 Estar의 등장에 반가우면서도 그 다양한 쓰임에 놀라울 따름이다. 익숙한 듯 낯선 동사의 활용형에 당혹감은 덤!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그림이 단어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실감했다. 길안내를 배울 때, 사물의 위치를 익힐 때 등 글자만으로는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있다. 이때, 적절한 그림 한 장이면 명쾌하다. 이번에도 그림이 등판했다. 누군가의 집에서 파티가 한창 열리는 모습이다. 뷔페식으로 차려진 음식을 접시에 옮겨 담는 사람, 누군가와 대화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 술 마시는 사람 등 동사의 활용을 배우는 오늘의 학습 내용에 걸맞게 동작들이 각양각색이다. 선생님이 ¿Qué está haciendo la chica de la falda amarilla?(노란색 치마를 입은 여자는 무얼 하고 있나요?)라고 물으면 ‘Está hablando con otra chia.’(다른 어떤 여자와 대화 중입니다.)라고 대답하면서 표현을 익혔다. 처음에는 동사의 활용형을 알맞게 대답하기는커녕 기억의 저편에 있던 단어를 끄집어내는 데서부터 진땀을 뺐다. (완벽하게 외운 것 같은데 필요할 때 생각이 나지 않는 건 나의 노력 부족이겠지, 흑흑.) 선생님도 나의 머릿속 상황을 파악했는지 질문의 형태를 바꿔가며 반복했고 덕분에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오늘의 문장들
La señora de la naranja blusa está bailando.(주황색 상의를 입은 여자는 춤추고 있다.)
La chica de la vincha está bebiendo agua.(머리띠를 한 여자는 물을 마시고 있다.)
La chica de los pantalones cortos está abriendo una lata.
(짧은 반바지를 입은 여자는 캔을 열고 있다.)
El chico de la camisa gris está sentándose.(회색 셔츠를 입은 남자는 앉아있다.)